2025.04.22.
"다른 애들이 다 거짓말하는 거예요. 너네가 잘못 본거야! 나는 그러지 않았어. 나에게 손가락질하지 마!" 아무도 손가락질하는 친구는 없었다. 떠들고 장난치고 선생님께 무례하게 구는 친구에 대한 불만을 학급전원이 토로했을 뿐이다. 모든 게 다 억울하고, 친구들의 거짓말 때문에 괴롭고, 허상을 지어내고, 선생님은 늘 자기 탓만 하는 사람이라고 하니 대화가 불가능하다. 대화를 할 때도 아이는 계속 종이접기를 하려 한다. 제대로 듣기를 거부하는 것이다. 종이접기를 멈추게 하는 순간 아이는 폭발한다. 어떤 폭력이 나올지 모른다. 결국 '말'로 대화가 되지 않으니 '진실의 카메라'를 꺼내 들게 되었다.
학급 아이들의 민심은 조금 나아졌다. '진실의 카메라'가 자신들의 억울함을 해결해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아이도 카메라 앞에 서면 언행이 훨씬 나아졌다. 그렇다면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고 있다는 것인데... 왜 아이는 현실을 왜곡하고 모든 사람들의 말을 부정하는 걸까. 이 아이를 어떻게 품어야 할까. 상담 때 어머님께서 말씀해 주신 인지행동치료에 대해 알아보았다. 읽어보니 인지행동훈련이 절실히 필요한 아이가 맞다. 하지만 솔직히 나는 못 하겠다. 한 학생을 위해 나머지 학생들은, 나머지 수업들은, 나머지 일들은 제쳐두어야 하는가. 그래도 인지행동치료기반으로 아이에게 접근해봐야 하나 계속 마음이 쓰인다. 학교란 아이가 필요한 경험을 하며 모두와 함께 성장하는 곳이니까. 그 아이에게 필요한 경험이라면, 우리 반 모두가 함께 성장하려면, 사랑의 힘으로 그 아이도 품어야겠다. 힘을 더 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