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할 때마다 달리기 하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매일 달리기 하는 사람들을 마주칠 때마다 그들처럼 달려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게 쉽지 않았다. 침대에서 눈 뜨자마자 전쟁을 치르듯 출근 준비와 아이를 등원시키고, 정신없이 퇴근하자마자 아이를 하원시키고 먹이고 씻기고 재우다가 나도 잠들고. 주말이라고 여유가 생기진 않았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며 살고 있지만 항상 숨이 막혀오는 일상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내 마음은 소리쳤다. '아주 잠시라도 무작정 달려보고 싶다!'
아이가 40개월이 되도록 염원하기만 했던 달리기를 드디어 해냈다. 그 기적은 2025.12.25. 크리스마스 날에 이루어졌다. 남편과 아이가 낮잠에 드는 순간, 나는 조용하고 과감하게 문밖을 나섰다. 옷을 갈아입고 집 밖으로 나오기까지 아이가 깰까 봐 어찌나 마음이 초조했던지. 현관문을 닫자마자 자유로움의 상쾌함을 만끽하며 밖으로 밖으로 달려 나갔다. 달리기 출발 지점에 섰을 때 너무 기쁨에 취한 나머지 전속력으로 숨이 차도록 달려보고 싶었다. 갑자기 무리해서 달리면 안 된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아주 느리게 집 앞 공원 3바퀴만 뛰어 보았다.
첫 번째 바퀴를 달릴 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두 번째 바퀴 때부터 달리기 움직임 자체가 주는 즐거움이 느껴졌다. 마냥 즐겁고 상쾌했다. 세 번째 바퀴를 달릴 때는 조금씩 가빠지는 내 호흡이 느껴지고 영하의 날씨임에도 뜨거워지는 내 체온을 느낄 수 있었다. 내일도 또 달리고 싶었기에 딱 3바퀴(1km)만 달리고 집으로 들어갔다. 달리고 난 뒤의 샤워도 참 기분 좋은 경험이었다. 좋았던 첫 시작 덕분에 오늘까지 매일 1km씩 달리기를 해내고 있다. 달리기를 시작한 지 약 일주일간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은 그대로다. 하지만 나는 달랐다. 오늘도 달렸다는 뿌듯함, 내일도 달릴 거라는 기대감, 매일 1km만큼은 달리는 사람이라는 자존감이 내 안에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나는 이제부터 매일 1km씩 달리기를 해내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