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영하 13도까지 기온이 뚝 떨어졌다. 감히 달리러 나갈 수가 없었다. 지금껏 맛본 겨울바람과는 차원이 달랐다.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최대한 가려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잠시라도 서 있을 수 없는 날씨였다. 이런 날씨 속에서도 내가 달릴 수 있었던 건 맛있는 '커피'를 먹기 위해서다. 달리면 안 될 이유보다 달리면 나에게 주어질 '커피'를 상상했다. 그 상상을 현실로 불러오기 위해 달리러 나갔고 결국 이번 주도 잘 달리고 그리고 잘 먹는 한 주를 만들었다.
만약 《30일 5분 달리기》라는 책을 만나지 못했다면, 나는 여전히 내가 좋아하는 음식보다 날씨에 대한 걱정과 부상에 대한 두려움을 먼저 떠올렸을 것이다. 늘 포기만 하던 예전의 나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 매일 이 책을 펼쳤다. 30일 동안 하루 한 챕터씩 읽으며 5분을 달렸다. '자세가 틀리진 않았나?', '호흡은 이렇게 하는 게 맞나?' 의구심이 나를 흔들 때마다 책은 나를 다정하게 다독여 주었다. 나만의 코 호흡으로, 내가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그 자세로 달리는 지금의 내 모습이 정답이라고 말이다.
드디어 오늘, 나는 30일간 매일 5분 달리기를 완주한 사람이 되었다. 혼자였다면 결코 해내지 못했을 미션이다. 《30일 5분 달리기》라는 든든한 가이드가 곁에 있었기에 가능했다. 막상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니 아쉬움과 함께 덜컥 걱정이 앞선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마다 나를 이끌어주던 문장들이 사라지면, 다시 예전의 나로 돌아가는 건 아닐까? 좋아하는 커피를 떠올리며 가볍게 운동화를 신던 이 설렘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이런저런 고민이 꼬리를 물 때일수록 정답은 단순하다. 복잡한 생각들이 끼어들 틈이 없도록 그저 달리는 것뿐이다. 이제는 또 다른 달리기 책을 나의 크루로 맞이해 보려 한다. 나와 함께 달려줄 다음 크루는 어떤 책일까? 커피, 책, 달리기. 만나려면 나가서 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