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페이지 한 문장 25

2025.01.25.

by 무무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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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듣는다는 게 가능하구나!


곧 개학이다. 어제는 겨울방학 동안 혼자 있었던 교실을 만나러 갔다. 문을 열자 익숙했던 교실의 냄새가 났다. 난방기를 켰지만 아이들이 있을 때만큼 따뜻하지 않다. 이렇게 추운 게 학교였지라는 생각을 하며 미소를 짓게 된다. 컴퓨터를 켜며 의자에 기대 본다. 아이들의 작품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림을 보는데 아이들과 나눴던 대화들이 들리는 듯하고 어렴풋하던 아이의 얼굴이 갑자기 선명하게 보이는 듯하다. 교실이 곧 아이들로 가득 채워질 것 같았다. 개학이 반가워진다. 더욱더 아이들이 보고 싶어진다. 집에서는 품을 수 없었던 마음이 교실에 있으니 솟아오른다.


이렇게 느긋한 마음으로 교실에 머물러 본 적이 있는가. 어제가 처음이었던 것 같다. 아이들이 집에 가고 나면 나는 모든 것을 차단하고 잠시라도 한숨을 돌리며 쉬기를 청했다. 그때 내가 더 들어보길 선택했다면 어땠을까. 교실 공간을 둘러보며 아이들이 말로 하지 않았던 이야기들도 들어보았다면 어땠을까. 나 혼자 준비하는 수업보다 아이들의 진짜 이야기를 녹인 더 풍성한 수업을 준비할 수 있지 않았을까. 놓칠 뻔했던 것들을 놓치지 않고 단 한 번이라도 단 한 명이라도 그 아이에게 의미 있는 순간을 만들어줄 수 있지 않았을까. 교실 공간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걸 경험해 보니 개학날 교실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진다. 곧 출간 예정인 만화책을 기다리는 것처럼. 어서 듣고 싶다.


*앗, <모닝페이지 한 문장 24> 어제의 글을 잘못 저장했구나. 목차와 제목의 숫자가 어긋나겠구나.

브런치북 24번째 글이지만 오늘의 글의 제목은 <모닝페이지 한 문장 25>

365번째 글을 위해 366개의 글을 써야 겠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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