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03.
나는 왜 뭐든지 척척 해내는 멋진 워킹맘이 될 수 없을까. 나는 왜 삶을 버거워하는 찌질이맘일까. 내 삶에 무엇이 잘 못 되었길래 늘 시간이 부족하고 힘들다고 느끼는 걸까. 한때 나도 쉬는 시간마다 모니터를 바라보는 선생님이었다. 심지어 수업시간에도 아이들이 활동하는 동안 공문을 읽었다. 업무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말을 들어주고 눈을 맞춰줄 여유가 없었다. 하지만 업무를 안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아이들 대신 모니터를 택했다. 그리고 늘 마음이 좋지 않았다. 진짜 중요한 것을 챙기지 못 한 기분 때문이었다. 아이들과의 시간을 의미 없이 흘려보냈다. 한때 조금이라도 빨리 자고 싶은 마음에 아이에게 '잠깐만, 엄마 이것만 하고 들어줄게.' 하며 아이 대신 집안일 해치우기에 급급했었다. 역시나 마음이 좋지 않았다. 집이 좀 더러우면 어떤가. 설거지가 좀 쌓이면 어떤가. 어린이집에서도 엄마와 떨어져 있었는데 집에서도 엄마 노릇을 제대로 못 해줬다. 후회로 매일 괴로웠다.
그래서 요즘은 덜 중요한 것에 눈감고 중요한 것만 바라보려 노력한다. 학교에서는 아이들 가르치는 일에만 집중한다. 아이들이 하교하면 그때부터 쌓인 업무, 메시지, 회의 일정을 소화한다. 퇴근하면 내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에만 집중한다. 아이를 재우고 난 뒤 쌓인 집안일, 수업 준비를 급하게 손댄다. 하지만 아이를 재우다가 잠들어서 수업 준비를 못 하고 출근할 때가 많다. 준비가 안 된 상태로 반 아이들을 만나다 보니 마음이 바빠지고 정신이 없어진다. 아이들만 바라보기로 굳게 마음먹었던 내 마음은 흔들리고 쌓여가는 업무를 처리하고 싶어진다. 마음의 중심이 흔들리기 시작하니 하루 전체가 흔들린다. 오늘도 나는 그렇게 흔들리는 하루를 견뎌냈다. 예전의 삶보다 중요한 것에 힘쓰는 지금의 삶이 맞는 것 같은데, 너무 힘들다. 업무를 빨리 처리하고 집안일을 빨리 끝냈던 예전의 삶으로 돌아갈까. 아니다, 힘들지만 지금 내가 선택하며 걷고 있는 이 길이 맞다! 흔들려도 흔들리며 나아가자. 중요한 것에 힘쓰고 마음 두자. 아이들을 가르치는 내 일과 아이의 엄마로 사는 사명에 힘쓰고 마음 두자. 스타일은 조금 구겨져도 나도 멋진 워킹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