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페이지 한 문장 53

2025.02.22.

by 무무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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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야, 너도 한 주간 수고했어.


'드디어 내일 주말이다! 한 주간 씩씩하게 어린이집을 다니느라 수고했어.' 어제 아이를 하원하며 건넨 말이다. 아이도 나에게 말했다. '엄마도 한 주간 수고했어.' 가끔씩 아이가 이런 행동을 보일 때마다 진짜 뜻을 알고 하는 말인지 아이에게 묻고 싶어진다. 절대 묻지 않는다. '고마워'라고만 답했다. 지금 그대로가 참 좋았기 때문이다. 아마도 아이는 뜻을 모른 채 내가 하는 말을 그냥 따라 했을 것이다. 뜻을 알든 모르든 '엄마도 수고했어.'라고 말해주는 아이의 모습이 참 예쁘지 않은가. 몇 초도 안 되는 순간이었지만 '수고했어'가 오고 갔던 그 순간을 잊고 싶지 않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어린아이에게는 수고했다는 말이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하며 살아왔을까. 그동안 나는 어른들에게만 수고했다는 표현을 사용해 왔다. 어른들만 수고한 하루를 보낸 것이 아닌데. 아이를 낳고 길러보니 이제야 보인다. 아이가 아이 나름대로 얼마나 수고하고 애쓰며 평일을 보냈을지. 혼자서 학교도 다닐 정도로 다 큰 초등학교 아이들도 엄마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늦게 들어오는 엄마를 보고 싶어서 밤늦게 기다린다는 친구, 형아랑 엄마 옆에서 자고 싶어서 싸웠다는 친구, 엄마랑 단 둘이 데이트하는 날이라서 기대된다는 친구.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30개월인 내 아이의 마음이 보이는 듯해서 마음이 아팠다. 어린이집이 재미있지만 엄마랑 떨어져서 하루를 보낸다는 게 참 쉽지 않을 텐데, 그걸 매일 해내줘서 고맙다고 수고했다고 앞으로도 자주 말해주고 싶다. '아가야, 너도 한 주간 수고 많았어! 주말은 엄마 아빠랑 즐겁게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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