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소중한 글 기대하겠습니다.”
2025년 8월 17일. 간절히 기다렸던 브런치의 승인 메일이 도착한 날입니다. 몇 번의 도전 끝에 마주한 그 문장은 단순한 알림 이상이었습니다. 누군가 나의 문장에 기대를 걸어준다는 것, 그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글쓰기의 시작은 사소하고도 다정한 찰나였습니다. 책을 읽다 문득 '나도 쓰고 싶다'는 마음이 고개를 들었을 때, 눈앞에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작은 손으로 사부작사부작 색종이를 오려 세상에 하나뿐인 예술 작품을 만들던 아이. 그 반짝이는 순간을 기록하고 싶었습니다. 이 소중한 기록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다는 갈망이 저를 브런치라는 낯선 세계로 이끌었습니다.
즐거웠습니다.
아이와의 일상을 문장으로 옮기고, 연재를 통해 독자들과 소통하며 깨달았습니다. '아, 글을 쓴다는 것이 이토록 행복한 일이었구나' 하는 사실을요.
때로는 기라성 같은 작가님들의 유려한 문장 사이에서 제 글이 한없이 초라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분들의 글을 읽으며 배우고, 나만의 호흡을 찾아가는 과정조차 저에게는 큰 배움이자 즐거움이었습니다.
아이를 향한 기록이 쌓여갈 무렵, 마음속에 담아둔 또 다른 이야기들을 참지 못했고, 세 편의 연재를 동시에 진행했습니다. 그러던 중 아이와의 일상을 담은 브런치북이 시즌 2로 접어들었고, 용기를 내어 출판사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첫 작품, 첫 투고였기에 서툴기만 했던 기획안과 원고였지만, 감사하게도 제 진심을 알아봐 주신 출판사를 만나 출간 계약이라는 기적 같은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계약 이후의 시간은 예상치 못한 '퇴고의 늪'이었습니다. 직장과 육아에 치여 몸은 늘 녹초가 되었지만, 기쁜 마음으로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그러나 다듬으면 다듬을수록 원고는 수렁에 빠지는 기분이었고, 마음은 조급해졌습니다. 자연히 브런치 연재는 멈췄고, 벌려놓은 이야기들은 먼지만 쌓인 채 잊혀갔습니다.
복잡해진 머릿속과 지친 마음을 다잡기 위해 제가 선택한 방법은, 역설적이게도 다시 '글'이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써 내려가며 비로소 엉킨 실타래가 풀리는 기분이 듭니다. 내가 왜 글을 쓰기 시작했는지, 처음 승인 메일을 받았을 때 어떤 마음이었는지 그 순수한 감각들을 다시 상기해 봅니다.
글의 길을 열어준 책들과 나의 영감이 되어준 아이, 묵묵히 지켜봐 준 가족. 이 소중한 공간을 열어준 브런치와 따뜻한 관심을 보내주신 작가님들, 그리고 부족한 저에게 출간이라는 귀한 경험을 선물해 주신 출판사에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이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멈춰있던 글들을 하나씩 정리하고, 비워진 자리에 새로운 문장들을 채워 넣겠습니다.
화려한 수식어보다 담백한 진심을 담아,
계속해서 써 내려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