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영어책 작가 문성현 Nov 30. 2018

문법에 집착하면 영어가 안된다

영어회화 베스트셀러 작가가 말하는 직장인을 위한 영어공부법

                                                           

길을 가고 있는데 모르는 사람이 아는 척을 하면 ‘저를 아시나요?’ 와 같이 질문합니다. 우리말로 해석하면 ‘Do you know me?' 라고 할 것 같지만 영어로는 'Do I know you?' 라고 합니다. 원어민 입장에서는 나를 알고 있다는 생각으로 말을 건 사람에게 도리어 나를 알고 있냐고 묻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여기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가 당신을 알고 있을까요?‘ 와 같이 해석되는 문장으로 말하는 것입니다.

원어민은 ‘음식이 맛있다’고 말할 때도 ‘delicious’ 라는 표현을 거의 쓰지 않습니다. 'delicious'가 극도로 과장된 표현이기때문에 사용하면 어색하게 느낀다고 합니다. ‘맛있다’고 말할 때는 보통 ‘It's good’또는 ‘It tastes good’ 과 같이 표현합니다. 문법적으로 틀리지 않다고 다 통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언어는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습관, 즉 용법을 따릅니다.

한국에서 방송활동을 하는 외국인들이 한국어 문법책을 외워서 한국어를 잘하게 되었을까요? 한국인들과 부딪히면서 자주 듣는 표현을 메모하고 자기 것으로 소화한 것입니다. 문법이 아니라 실제 사용하는 용법중심으로 익힌 것입니다. 언어는 규칙부터 외워놓고 배우는 것이 아닙니다. 문장을 사용해 보면서 실수를 줄여나가는 것입니다. 문법은 말이 되고 나서 문장구조의 원리가 궁금할 때 찾아보면 됩니다.     


문법위주 교육의 문제점


우리나라의 교육은 1차적으로 대학입시가 목표입니다. 그래서 영어교육이 의사소통보다는 시험점수를 받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말을 못해도, 글을 못 써도 답을 잘 골라 문제만 잘 풀면 됩니다. 문법교육이 욕을 먹는 이유는 의사소통 능력을 키우는데 장애가 되기 때문입니다. 학교교육의 목표가 실용영어능력 습득이 아니라면 현실적으로 개선하기 어렵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영어를 한 번에 듣고 이해하고, 우리말을 떠올리지 않고 말할 수 있는 능력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 능력은 시험공부 하던 습관으로는 만들 수 없습니다. 문법공부는 말하기나 글쓰기 실력에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지 않습니다.

우리는 우리말을 배울 때 문법이론은 중학교에 가서 배웠습니다. 적어도 말하기와 쓰기 능력이 갖추어진 다음입니다. 문법이 그렇게 중요하면 유치원 때나 초등학교 때 배워야 맞습니다.  문법을 배우는 목적은 말하는 능력과 상관이 없습니다. 이미 의사소통이 가능한 상태에서 글로 의사를 표현할 때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 정확한 글쓰기 규칙을 배우는 것입니다.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원어민도 문법지식을 잘 모릅니다. 우리도 대부분 우리말의 문법규칙을 모르고 말합니다. 문법은 말을 하거나, 글을 쓰다가 궁금하면 잠깐 찾아보는 것으로도 충분합니다.  

수학문제도 책에 나온 공식만 외워서는 문제를 풀기 어렵습니다. 응용문제를 손으로 많이 풀어봐야 실제 시험에서 연습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영어도 원리가 똑같습니다. 실제 사용하는 문장을 많이 알면 따로 문장을 만드는 규칙을 공부하지 않아도 문법 감각을 기를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문법지식이 아니라 문법감각입니다. 감각은 사용을 하면서 기를 수 있습니다. 사용되는 문장을 익혀야 합니다. 


용법이 더 중요하다


제가 오래 전에 회화학원에 다닐 때 원어민 강사에게 이렇게 물은 적이 있습니다.

“Can you explain this expression grammatically?”(이 표현을 문법적으로 설명해 주실래요?)
원어민 강사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 I don't know, that's how we say" (잘 몰라요, 그냥 그렇게 말해요)
     
실제 사용되는 표현에 적용된 규칙을 ‘용법’이라고 부릅니다. 다른 사람에게 문법규칙을 논리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용법에 맞지 않은 표현이나 문장을 접하면 어색하다고 느낍니다. 어떤 문장을 자연스럽지 않다고 느낀다면 자신도 모르게 문법 감각을 내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도 우리말에 적용된 문법을 잘 모르고 실제 쓰이는 표현 중심으로 습득했습니다. 영어를 배울 때 중요한 것은 문법과 같은 이론이 아니라 실제 사용되는 용법입니다. 문법지식은 필요하지만 그 전에 표현부터 익혀야 합니다.
     
문법은 단어를 일정한 순서로 배열해서 의미가 통하게 만드는 공식입니다. 그런데 문법규칙은 공식만 알려줄 뿐 내용을 전달하는데 필요한 단어나 표현은 알려주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주어+be동사+전치사+명사] 라는 문법규칙을 알고 있어도 이 규칙이 적용된 표현을 모르면 필요한 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I should not drink because I am on medication these days.
(요즘 약 먹고 있어서 술 마시면 안 돼요)
     
I was in a car accident on my way to work this morning.
(오늘 아침에 출근길에 교통사고가 났어요)
     
위의 문장을 말하기 위해서는 'be on medication', ‘be in a car accident', 'on my way to work' 과 같은 표현을 알아야 합니다. 공식이나 규칙 따위를 아는 것은 말하는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사실 문법규칙보다는 표현 자체를 몰라서 말을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실제로 어떤 단어들의 조합으로 문장이 완성되는지 관찰하고, 말해보고, 써보는 방식으로 학습방식을 바꿔야 합니다

공식보다 표현을 외우자


문법을 외우고 있지 않아도 문법 감각이 살아 있으면 문법에 맞게 말을 할 수 있습니다. 문법에 맞는 문장, 즉 원어민이 사용하는 문장을 그대로 익히면 문법 감각을 기를 수 있습니다. 책속에 묻혀있는 죽은 지식이 아니라 실제로 원어민이 쓰는 살아있는 문장으로 용법을 익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영어의 기본구조가 ‘주어+서술어+목적어’ 라고 익히 알고 있습니다. ‘Thank you' 를 주어가 없다고 문법적으로 틀렸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겠죠. 용법중심으로 익혔기 때문입니다. ‘Thank you'와 ’Good morining' 과 같은 표현은 문법을 생각하지 않고 자주 쓰이는 활용중심으로 익혔습니다.

Water, please.        ⇨         I'd like some water, please.
Merry Christmas!   ⇨     I wish you a merry Christmas.
Pardon?                 ⇨            I beg your pardon?
See you again.        ⇨             I hope to see you agin.
     
용법중심 표현(구어체)              문법중심 표현(문어체)
     
왼쪽 표현은 우측의 문법적으로 완벽한 문장을 용례에 맞게 줄인 것입니다. 실제 대화에서는 보통 왼쪽과 같이 간단하게 말합니다. 이것이 바로 구어체 영어의 특징입니다. 해외여행을 할 때도 단어 몇 개만 조합해서 필요한 말을 대부분 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문법규칙을 엄격히 지킨 문장이 더 어색한 경우가 많습니다.

보고 들을 대로 흉내 내는 것이 언어의 기본입니다. 문법은 필요하지만 용법을 익히고 나서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참고사항일 뿐입니다. 영어 말하기를 잘하고 싶으면 구어체 문장을 따라 읽으세요. 영어 소설을 읽을 때도 구어체 표현이 많이 담긴 것으로 고르세요. 회화실력이 좋아질 뿐 아니라 문법 감각도 키울 수 있습니다. 실제 쓰이는 문장을 익히면 문법걱정은 안 해도 됩니다.. 쓰이는 문장을 먼저 익히세요. 언어를 효율적으로 배우는 방법입니다.


작성자 : ‘영포자 문과장은 어떻게 영어달인이 됐을가’ 저자 문성현


* 영어공부법과 학습자료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영어회화 100일의 기적 유튜브 채널을 참고하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영어회화를 위한 말하기 연습요령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