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마케터의 일기록
서랍 안에만 넣어두던 기록 오픈! 벌써 약 2-3년 전 글이 되었지만 지금도 글의 핵심인 '글쓰기 능력의 중요성'에 대한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지난주 금요일, 드디어 기대하던 작가님과의 만남이 이루어졌다.
작가님과 1:1로 저녁 식사라니, 두 근 반 세 근 반하는 설레는 마음으로 일주일을 보냈다.
문구에 관한 남다른 조예로 문구 관련 책까지 쓰신 작가님과의 대화는 어제 본 것 같은 느낌으로 익숙했는데, 경력이나 나이와는 상관없이 오로지 ‘문구’라는 테마 아래 긴 대화를 정말 재미있게 이어갔다.
만년필로 입문하라는 영업부터 일반인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종이와 연필 간의 상관관계, 일본 문구 업계와 비교하여 우리나라의 문구 업계의 아쉬운 점들..
문구인만이 가능한 대화를 이어가는 내내 그동안 충족시키지 못했던 나의 좋아하는 것들에 대한 대화 욕구를 충만하게 채웠다.
분위기가 무르익고 본격적으로 책을 읽으면서 궁금했던 이런 문구에 대한 히스토리는 어디에서 얻으시는지, 글을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은근슬쩍 여쭤봤다.(영업기밀일 수도 있는 노하우..!)
나는 어떤 주제이던 ‘상상이 되는 글쓰기’를 꿈꾼다.
특히 먹을 것, 먹는 행위를 그리듯 쓰는 걸 잘못하는데, 처음에는 어휘력이 달려 그런 것이라 생각하고 어휘력 관련 책이나 음식 잡지 등을 보았지만, ‘와- 잘 쓴다!’라는 감탄뿐. 어떻게 쓰는지에 대한 잡히는 것들은 없었다.
글을 잘 쓰기 위해 생각의 단초인 영감을 기록하는 영감기록하기클럽도 운영하지만(이제는 과거형인 ‘했지만’) 생각만큼 글쓰기의 능력이 느는 것 같지 않았고, 열심도 '전략이 있는 열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는 요즘이었다.
글을 상상하듯 쓰는 노하우가 있으신가요?
그래서 작가님께 꼭 여쭙고 싶었던 ‘글을 상상하듯 쓰는 노하우’ 같은 게 있으시냐고 여쭈었고 작가님의 답은 이러했다.
글을 많이 쓴 작가들도 갑자기 ‘봄’과 같은 방대한 주제가 주어지면 진도 나가기가 쉽지 않다.
주제란 세분화될수록 좋고, 그 주제를 또다시 쪼개는 게 필요하다.
가령 ‘연필’과 관련된 글을 쓴다면 어떤 연필인지 주제를 더욱 세분화하여 정하는 게 필요하고, 연필에 관하여 하루는 장점 10개, 또 하루는 단점 10개를 나열해 보는 식으로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이라고 해도 생각을 글자로 나열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해 주셨다.
인스타그램에서 '상상이 되는 글쓰기'가 필요한 이유
‘고작’ 인스타그램 홍보 게시글 하나에 상상하듯이 쓰는 능력이 얼마나 큰 영향을 줄지는 모르겠으나, 모두가 한 번쯤은 해본 상상을 자극해서 오고 싶게끔, 사고 싶게끔 만드는 것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한국식 주점 000가 오픈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라고 써도 되나, 나는 '추운 겨울날, 특히 금요일 밤 해당 글을 보았다면 나라면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라는 생각으로 최대한 상상이 가능한 장면을 글로 풀었고, 금요일 퇴근길로 콘텐츠 업로드 시간을 조정했다.
‘요즘처럼 밤공기가 차가워지면 호호- 불어가며 마시는 따듯한 국물이 생각나고, 거기에 더해 또로록 맑은 소리로 따른 술 한잔 짠- 기울이고 싶은 날, 000에서’
인스타그램 홍보에 대해 잘 모르는 분이라면 '고작' 인스타그램에 그런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반문하기도 한다. 팔로워와 좋아요만 많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취향이 좋은 인플루언서 계정보다 취향이 좋더라도 홍보성 콘텐츠를 올릴 수밖에 없는 브랜드 계정은 팔로워를 얻기 더 힘들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런 노력을 하는 것이다. 팔로워가 팔로우할 가치를 만들어 주기 위해.
이 생각을 기반으로 앨리웨이 광교 인스타그램을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운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