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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크 Apr 15. 2024

홈쇼핑 라이브커머스의 돌파구를 장바구니에서 찾아봐요

홈쇼핑에서 운영하는 라이브커머스는 참 계륵 같은 존재입니다.

이제 정말 영업이익마저도 확보하기 어려울 정도로 TV방송의 매출을 잘 나오지 않고 그럼에도 TV 송출수수료는 매년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올라가서 빨리 모바일에서 돌파구는 찾아야 하는데 그렇게 야심 차게 시작한 라이브커머스의 매출은 TV홈쇼핑에서 보면 헛웃음이 날 정도로 작기 때문입니다.


안 하자니 트렌드에 뒤처지고 여기가 유일한 돌파구인데 또 계속하자니 매출도 작고 여기저기서 라이브커머스 한물갔다는 소리만 들리고 참 진퇴양난입니다.


최근 새롭게 취임한 모 홈쇼핑사의 대표님이 타운홀 미팅에서 대놓고 TV홈쇼핑 산업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며 모바일에 집중하겠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사실 이 분이 대표로 이야기했다 뿐이지 모든 홈쇼핑이 똑같은 심정일 것입니다. 


홈쇼핑 회사들의 라이브커머스 평균 매출이 2천만 원이 채 안됩니다. 게다가 기복 없이 이 정도 매출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어떤 방송은 100만 원대 매출이 나오기도 하고 어떤 매출은 몇천만 원 이상의 매출을 하기도 해서 인건비나 스튜디오 운영비용을 생각하면 안 나오는 방송의 손해는 극심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정답은 아니지만 이 평균 매출을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는 아이디어를 한번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매스미디어인 TV와 달리 모바일은 고객의 데이터를 쉽게 획득할 수 있습니다. 그 말인즉슨 이 데이터들을 분석하면 고객에게 맞는 서비스가 제공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유튜브나 넷플릭스가 그러하듯이요. 


그리고 라이브커머스는 TV 방송과 다르게 가볍고 빠르게 준비할 수 있습니다. 거대한 스튜디오도 필요 없고 대단한 세팅도 필요 없습니다. 많은 인원이 투입되지도 않습니다.


이렇게 데이터 분석을 통한 서비스 + 빠르게 준비 가능하다는 홈쇼핑 라이브커머스의 특성을 살린 테스트를 해본 적이 있습니다. 바로 고객 장바구니 데이터 분석을 통한 라이브커머스 방송이었습니다.


홈쇼핑에는 수없이 많은 상품이 있고 그중에 고객들이 장바구니에 많이 담아둔 상품이 있기 마련입니다.

이 장바구니 데이터가 어떻게 보면 고객의 구매고민 리스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득 어느 날 이 장바구니 데이터를 확인해보고 싶었습니다. 현재 쇼핑몰에 있는 상품들을 고객의 장바구니에 담겨있는 수량 기준으로 뽑아보았습니다.

의미 있는 상품들을 분석해 보니 적게는 10개 수준 많게는 고객들 장바구니에 담긴 수가 1,000개가 넘는 상품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많이 담긴 순서대로 상품을 뽑고 그중에서 지금 시즌에 맞고 바로 준비가 가능한 상품을 추렸습니다.

그래서 800명 정도의 고객들의 장바구니에 담겨있고 여름 시즌이어서 수요도 있고 회사에 샘플들이 있어서 바로 방송이 가능한 모 브랜드 세탁세제를 하나 선택하고 바로 고객들에게 푸시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고민 중이신 그 세탁세제! 한 시간 후 특급 혜택으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그렇게 메시지를 보내고 MD와 협의하여 천 원 쿠폰을 추가로 적용시킨 후 정말 무대에 세제만 올려놓는 수준으로 준비한 후에 방송을 진행했습니다.


평소와 시청자 수가 크게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채팅이 매우 활발하고 이것저것 물어보는 시청자들이 많았습니다. 그 고객들이 바로 구매를 고민하다 장바구니에 담아둔 고객들이라 확신하고 그들의 궁금증이 해소될 때까지 설명을 하고 고객만을 위한 특별 방송임을 강조했습니다.


최종 판매수량은 약 500세트. 상품 가격 68,000원을 감안하면 3천만 원이 훌쩍 넘는 매출이었습니다. 목표로 했던 구매전환율 30%를 넘어 단순 계산으로 50%의 구매 전환율도 기록했습니다.


관심이 있다 -> 장바구니에 넣어두었다 -> (방송을 통해) 설득을 당하고 특별 혜택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 구매한다


이 과정을 통해 구매한 고객들이 많았음이 확실했습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 방송을 하고 사후 데이터를 분석할 때 즈음 조직개편으로 다른 조직에 발령이 나서 이 테스트를 충분히 더 하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방송 상품 리스트까지 뽑아놓은 상황에서 매우 아쉬웠습니다.


홈쇼핑이 어렵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많은 고객들을 보유하고 있고 상품도 많습니다. 그래서 일정 규모의 데이터가 필요한 이런 방법이 가능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고객들의 위시 리스트인 장바구니 데이터를 활용해서 라이브커머스를 해보면 어떨지 홈쇼핑 회사들에 제안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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