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중에 내 브런치 이야기를 들었다

by 지크

*부족한 실력이지만 꾸준히 글을 쓰기 시작한지 1년만에 출간, 강연, 기고, 컨텐츠 제작 등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어 경험을 공유하고자 강의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링크의 '응원하기'를 눌러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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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회사 신입사원 공채 실무면접에 면접관으로 참석했습니다.

코로나가 가져온 새로운 문화인 비대면 면접이 신기하기도 했고 예전 같으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을, 좋지 않은 마이크 상태나 지원자 뒤로 보이는 정돈 안된 집 안 모습 등이 눈에 띄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다 생각하며 면접을 이어갔습니다.


세 번째 지원자들 면접을 하는데 유독 한 지원자의 답변이 능수능란해 보였습니다.

홈쇼핑 특성상 외부에 정보가 많지 않고 홈쇼핑 PD라는 직업이 잘 알려진 직업은 아니다 보니 홈쇼핑 전반적인 흐름이나 최근 이슈 등을 지원자들이 미리 준비하는 것이 쉽지 않을 텐데 마치 홈쇼핑 회사를 몇 년 다닌 듯 여유롭고 정확한 답변만을 내놓는 것이 아닌가요.


마음속으로 '경력이 좀 있거나 주변에 홈쇼핑 다니는 지인이 있나 보다' 하며 나름 평가를 하고 있는데 저와 함께 있던 다른 면접관도 저랑 비슷한 생각이었는지 갑자기 그 지원자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혹시 다른 홈쇼핑에서 잠깐이라도 일했거나 홈쇼핑 관련 일에 종사하신 적이 있나요? 어느 정도 홈쇼핑 업계에 대해서는 지식이 있으신 거 같은데 면접 준비를 어떻게 했는지 궁금하네요"


홈쇼핑 스터디를 했다고 할까 아니면 주변에 홈쇼핑 회사에 다니는 사람이 있다고 할까 그것도 아니면 옛날부터 홈쇼핑을 너무 좋아했고 홈쇼핑 취업만을 생각하며 살아왔다고 할까.


솔직히 저도 궁금했던지라 어떤 답변을 할지 궁금했는데 지원자는 정말 의외의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면접 준비를 하면서 우연히 브런치라는 곳에서 홈쇼핑 관련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현직 홈쇼핑 PD라는 분이 꾸준히 홈쇼핑에 관련된 글을 올리시는데 그 중에 면접에 도움될만한 내용들을 많이 얻을 수 있었습니다"


너무 뜻밖의 답변이라 지원서에 머물러있던 제 시선이 화면에 고정되었다. 왠지 제 이야기일 것 같다는 기대감과 제 글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었구나 하는 생각에 입술이 씰룩였습니다. 미소를 감추며 저는 무심한 듯 다시 질문을 던졌습니다.


"아 그래요? 저도 궁금해서 그런데 글 쓴 분 이름 기억하시나요? 한번 보려고.."


여기서 제 필명과 글에 대한 칭찬만 나오면 완벽합니다. 지원자가 씩씩하게 대답을 시작했습니다.

(실제 지원자의 대답을 최대한 필터링 없이 공개합니다)


"지크라는 이름으로 글을 쓰고 있는데 글을 잘 쓰는 건 모르겠습니다. 오타도 많은 편이어서 전문 작가는 아니신 것 같습니다. 그냥 홈쇼핑 정보가 많아서 유용했던 것 같습니다"


기대를 산산조각 내는 답변에 마음이 쓰리고 면접 평가지에 자꾸 다시 손이 갔지만 웃으며 면접을 마쳤습니다.


그 뒤로 제가 올린 글을 하나하나 다시 보며 수많은 오타에 놀라고 조잡한 글솜씨에 더 놀라고 있습니다. 제가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세운 목표인 '베일에 싸인 홈쇼핑을 세상에 꺼내놓자. 많은 사람들이 홈쇼핑에 대한 정보를 얻고 오해를 풀게 하자'는 조금씩 달성하고 있다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부족한 글솜씨를 보완할 방법을 찾아야겠다는 생각 역시 하게 된 재미있는 해프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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