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호스트편]홈쇼핑과 라이브 커머스는 어떻게 다를까-1

by 지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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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급격히 커진 라이브 커머스 시장 덕에 방송의 필수 요소인 진행자들도 바빠졌습니다. 특히 하루에도 수천 개씩 방송되는 라이브 커머스 진행을 전문으로 하기 위해 쇼호스트 시장에 수많은 사람들이 뛰어들었습니다. 모바일 쇼호스트라는 단어도 새롭게 탄생했습니다. 하지만 철저한 교육과 나름 체계적인 단계를 밟는 홈쇼핑 쇼호스트들과는 달리 빠른 시장 진입을 위해 일단 방송부터 시작한 경우가 많아서 냉정하게 말하면 상품 판매 방송 스킬은 조금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모바일 쇼호스트들은 소속 없이 프리랜서로 일하기 때문에 조언을 구할 선배도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가끔 게스트로 우리 회사 방송에 출연한 모바일 쇼호스트들이 저에게 방송 모니터링을 부탁하거나 방송 진행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보통은 성심성의껏 피드백을 하고 궁금한 점에 대해서는 제가 아는 한에서 최대한 이야기를 하는 편인데 가장 많이, 그리고 보편적으로 하는 질문 중에 하나가 "홈쇼핑이랑 라이브 커머스는 어떻게 달라요? 진행자 입장에서요!" 혹은 " 홈쇼핑 게스트로 나갔을때보다 어려운 것 같아요. 왜 그럴까요?" 입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모바일 쇼호스트들과 홈쇼핑 쇼호스트는 어떻게 다른지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홈쇼핑과 라이브 커머스는 일단 시청자들과의 소통 수준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홈쇼핑은 TV의 특성을 충실히 따르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시청하고 일방적으로 컨텐츠가 제공됩니다. 그래서 상품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기승전결이 완벽한 짜임새 있는 설명이 중요합니다. 고객들의 니즈나 현재 상황부터 시작해서 상품의 특성, 오늘의 혜택, 주문 유도로 이어지는 소위 말하는' PT'를 잘하는 쇼호스트가 방송을 잘하는 것으로 인식됩니다. 반면 라이브 커머스는 홈쇼핑보다 시청자도 적고 모바일 특성에 맞게 채팅을 적극 권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시청자와의 소통이 중요합니다. 구매를 불러일으키는 소름 돋는 PT보다는 시청자들의 요청사항을 얼마나 실시간으로 잘 반영하는지가 핵심인 것입니다.


지난 글에 소개되었던 전복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홈쇼핑에서는 더위로 체력이 떨어지는 요즘을 환기시킨 후. 몸보신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그중에서 전복이 가장 좋은데 전복에 스태미나 회복에 도움이 되는 영양소가 얼마나 많은지 강조합니다. 그리고 완도 전복을 왜 으뜸으로 치는지 설명하고 오늘 소개하는 완도 전복이 얼마나 좋은 혜택인지 자랑합니다. 그리고 전복요리 몇 가지를 맛있게 먹으며 주문을 유도하고 주문 시간을 주면 모범적인 홈쇼핑 PT가 되는 것입니다. 이 PT에는 방송 전에 정한 고객들의 예상 질문이나 요청사항이 녹아져 있습니다. 이게 맞으면 방송에 매우 도움이 되고 방향을 잘못 잡으면 매출에 큰 악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라이브 커머스는 실시간으로 시청자들의 반응이 들어오기 때문에 이 고민에서 조금은 자유로울 수 있는데 여기서 방송 흐름의 큰 차이가 발생합니다. 시청자들은 채팅을 통해 요청사항이나 질문을 실시간으로 올리고 진행자가 본인들의 요청 사항을 들어주고 반응해주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모바일 쇼호스트는 아무리 기가 막힌 PT를 준비했더라도 시청자들의 요청사항에 따라 유연하게 방향을 틀 수 있어야 합니다.


전복으로 돌아가서 시즌 환기부터 주문 유도까지 탄탄한 PT를 미리 준비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방송에 들어가서 무더운 날씨와 몸보신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시청자들은 빨리 전복 요리를 보여달라고 아우성입니다. 아무리 좋은 흐름의 PT를 준비해왔다고 해도 이 때는 완도 전복 소개고 혜택 소개고 다 건너뛰고 전복 요리 시식으로 넘어가야 합니다. 기승전결의 완벽함보다는 기->전->결->기->승->결->기 등 시청자들의 반응에 따라 자유자재로 PT가 수정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최악의 경우에는 미리 준비한 PT를 하나도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모바일 쇼호스트는 당황하지 않고 고객의 채팅 응대만으로도 방송을 진행할 수 있는 유연함이 필요한 것입니다.


한 번은 초면의 모바일 쇼호스트와 방송을 하는데 진행을 하던 저는 물론이고 같이 방송을 돕던 협력사마저 몰래 감탄을 한 적이 있습니다. 상품에 대해 어찌나 공부를 잘해오고 우리가 강조하고 싶은 부분을 유려한 말솜씨와 비유 등을 들어가며 짚어주는지 제가 속이 다 시원해질 지경이었습니다. 문제는 이 쇼호스트가 상품 설명에 집중하고 시청자 채팅창을 전혀 보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훌륭한 설명에도 시청자들의 질문은 존재했고 이것저것 요청사항들도 있었지만 상품 설명에 푹 빠진 쇼호스트는 전혀 그것들을 캐치하지 못했고 본인이 준비한 설명만 이어갔습니다. 점점 채팅창에 시청자들의 원성이 올라왔고 차선책으로 제가 채팅으로 질문에 대해서는 응대를 하고 요청사항에 대해서는 쇼호스트에게 신호를 줬으나 이미 시청자들은 등을 돌린 뒤였습니다. 매출도 시원찮았고 방송이 끝난 후 협력사는 쇼호스트에게 시청자들 채팅도 안 보고 어떻게 방송을 하냐며 비난의 화살을 돌렸습니다. 물론 상품, 방송, 외부 상황 등 매출에는 여러 가지가 영향을 미쳤겠지만 말입니다. 쇼호스트의 훌륭했던 PT 스킬이 인정받지도 못하고 빛이 바랜 순간이었습니다.


쇼호스트의 기원이 홈쇼핑이다 보니 많은 모바일 쇼호스트들이 홈쇼핑 호스트들처럼 상품 공부에 집중하고 PT 준비에 열심히 입니다. 물론 판매하는 상품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이것에 더해 PT 도중 시청자 응대 스킬 역시 갈고닦을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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