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에 이어.
TV 홈쇼핑과 라이브 커머스는 제작환경에서도 차이가 납니다. 이런 차이 때문에 TV 홈쇼핑 쇼호스트와는 다른 모바일 쇼호스트의 역량이 필요합니다. TV 홈쇼핑은 카메라가 최소 3대에 카메라 감독도 2명 이상은 들어갑니다. 그래서 쇼호스트가 상품 시연을 하거나 설명을 보조하는 손판넬을 들면 귀신같이 그것을 카메라로 잡습니다. 쇼호스트가 화면 모니터링을 하며 화면에 대한 고민을 할 필요가 많이 없습니다. 일단 내가 뭔가 하면 카메라가 잡아준다 마인드가 통합니다. 하지만 라이브 커머스는 주로 카메라 한 대를 고정시켜놓고 방송을 합니다. 그래서 모바일 쇼호스트는 화면 모니터링을 TV 홈쇼핑 쇼호스트들보다 훨씬 더 잘해야 합니다. 카메라가 나에게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내가 카메라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방송 중에 본인이 구도도 신경 써야 하고 모든 것이 화면 내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본인이 컨트롤해야 합니다.
앞서 예를 든 상품 시연도 본인이 화면 밖으로 나가지 않게 신경 쓰면서 해야 하고 손판넬 같은 경우도 들면 끝이 아니라 화면에 잘 보이도록 앞으로 내미는 등의 추가 행동을 해야 합니다. 최소한의 인원으로 방송을 진행하기 때문에 본인을 따라다니면서 잡아줄 카메라가 없다는 것을 철저히 인식해야 합니다.
한 번은 TV 홈쇼핑 쇼호스트가 처음 라이브 커머스에 투입이 된 적이 있었습니다. 방송 경력도 꽤 있고 늘 라이브 커머스에 관심이 많다고 말하던 쇼호스트였기에 안심이 되었습니다. 방송이 시작되고 쇼호스트는 시청자들과 재미있게 대화를 나누며 방송을 노련하게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TV 홈쇼핑 습관이 나왔던 것일까요. 손판넬을 척 들더니 카메라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사전에 카메라 한대로 진행하는 방송이라고 신신당부를 했음에도 습관적으로 추가 카메라가 손판넬을 클로즈업 해주기를 기다렸던 것이었습니다. 화면에 손판넬은 반이상 잘리고 멀어서 내용이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쇼호스트가 라이브 커머스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면 화면 모니터링을 하며 바로 이상한 점을 발견했겠지만 제대로 화면에 손판넬의 내용이 나오기까지는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곧바로 시작한 상품 시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습관적으로 상품에만 집중한 쇼호스트는 화면에 어떻게 나오는지 전혀 보지를 못했고(TV 홈쇼핑이었으면 카메라가 따라다니며 클로즈업 했을테니까) 카메라에서 떨어진 본인의 몸 앞에서 시연을 해버려 가뜩이나 작은 모바일 화면에서 제대로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시청자들의 불만이 채팅창에 올라오기 시작했고 방송 송출에 관련된 장비인 스위처에서 진행을 하고 있던 제가 뛰어가서 카메라를 잡고 겨우 방송을 이어갔습니다. 그 후 다시는 그 쇼호스트의 배정을 요청하지 않고 있습니다.
길어졌지만 한마디로 정리하면 모바일 쇼호스트는 화면 구성에 대한 능력과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그냥 하고픈대로 하면 카메라가 득달같이 잡아주는 TV 홈쇼핑과는 다릅니다. 어떻게 하면 한 화면에 보여줘야 할 것들이 잘 나올지 모바일 쇼호스트는 항상 생각을 해야 합니다.
사실 브런치를 염두에 두고 예전부터 써오던 글인데 요청이 있어서 이전 글과 이번 글을 짧게 정리해서 막 모바일 쇼호스트로서의 일을 시작한 분에게 전달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이 분은 모 쇼핑몰의 정식 쇼호스트로 발탁이 되어 지금도 열심히 모바일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PD의 입장이고 개인적인 의견이라 최선의 정답은 아닐 수 있지만 1,000번 가까이 모바일 방송을 진행하며 진행자들을 만나고 방송을 모니터링을 해온 입장에서 이것들이 모바일 쇼핑호스트들이 갖춰야 할 기본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