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경제 성장을 위해 뛰던 세월의 영향인지
우리는 유난히 노력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는 장래희망이 뭐냐고 물어보고
백세시대라며 중장년층에게도 꿈을 가지라고 합니다.
청소년들이 가지길 바라는 꿈이란 것은
곧 직업적인 목표를 말하고 있습니다.
다들 꿈을 가지고 노력하라고 하는데
꿈이 없다고 하는 것은 뭔가 상당히 문제가 있어 보여
없는 꿈도 만들어야 할 지경입니다.
제가 그랬습니다.
딱히 꿈도 없고, 되고 싶은 직업도 없는데
그렇게 말하면 문제 있다는 반응이니
적당한 거 하나 생각해서 말이라도 해야 했죠.
꿈의 사전적 의미가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이니
그냥 "앞일에 대하여 어떤 기대를 가지고 바람"이라는 희망에 비하면
좀 더 목표 지향적인 면이 있어 보입니다.
목표 지향적이라는 것은
그것의 달성을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
그런 관점으로 본다면
저는 평생 꿈을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예전에는 이다음에 시골에서 살았으면 좋겠다는 희망이 있었고
지금은 내 땅과 집이 있으면 좋겠다는 희망이 있지만
그것은 제가 능동적으로 열심히 움직여 실현하고 싶은 희망,
즉 꿈이라기보다는
살다 보면 여러 조건들이 맞아떨어져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정도의 생각입니다.
그래도 잘 살고 있습니다.
꿈 없고, 목표 없는 삶도 좋습니다.
어릴 때부터 한 가지 목표, 혹은 꿈이 있어
그것에 집중하며 열심히 노력하는 삶도 멋있지만
솔직히 그렇게 어릴 때부터 자기 꿈을 확실히 알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소수의 특별한 사람들 예를 보며
너도 저렇게 하라는 건 억지스러운데
어쩌다 자꾸 꿈을 가지라고 강요하는 사회가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꿈이 가지란다고 가져지나요.
꿈 없어도 괜찮습니다.
그저 눈앞에 나타나는 일,
인연 따라 생기는 일들에 최선을 다하면서 살아가는 삶도
자기 색깔이 있는 삶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