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장흥국제통합의학박람회 유감

by 무니

전남 장흥군에는 예로부터

1기산 2행원 3방촌이라는 말이 있었답니다.

장흥군에서 가장 살기 좋은 마을 순위이지요.




저희가 장흥에 내려와서

이곳저곳 살 곳을 알아보러 다닐 때

너무 좋은 마을이 있길래 멋모르고 들어가 봤더니


그곳은 무슨 귀농인 마을을 세운다며 군에서 매입 중이라

임대도 매물도 없다는 말씀을 들었는데

알고 보니

그 마을이 바로 '1기산'의 안양면 기산 마을이었고

그 귀농인 마을이 '로하스타운'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때도 참 안타까웠습니다.

가장 살기 좋은 터를 밀고

굳이 아름다운 산을 깎아 뭔 타운을 짓는다는 것이.


20160927_152220.jpg


안양면 기산리, 비동리 뒤쪽에

누워서 고개만 들고 있는 사자 모양이라 해서

사자산이라 부르는 멋진 산입니다.


저 산 중턱에 다듬어진 땅과 큰 건물은

지금 장흥국제통합의학박람회가 열리고 있는 곳이고

그 아래쪽이 로하스타운입니다.


로하스타운에 통합의료센터가 들어선다는 건 알았지만

천관산 아래에서 하던 국제통합의학박람회를 개최하느라

산을 저렇게 밀어버릴 줄은 몰랐네요.


아직 장흥에 대해 많이 알지 못 해서

장흥과 의학이 무슨 상관인지는 모르겠지만

국제통합의학박람회를 한 달씩이나 한다며

군 관계자들에게 입장권을 팔게 하고

이 바쁜 시기, 농민들을 자원봉사에 동원하고...


무엇보다 아름다운 사자산이 훼손된 것이

참 마음 아픕니다.




물 축제, 로하스타운, 국제통합의학박람회...

이런 것들이 장흥군민의 삶에 어떤 도움을 줄까요?


요란하고 가시적이어서

누군가의 업적으로 남길 일에

돈 쓸어 넣고 자연훼손하는 행정 말고

작고 소박해도

장흥군민의 삶의 질 향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행정다운 행정을 펼칠 인물은 어디 없나 모르겠습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팔아 주려면 제대로 팔아 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