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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뮤니크 Dec 16. 2015

글을 쓰는 이유

하고 싶은 얘기가 언제나 많았다.


 수가 많지 않다는 평을 종종받는 편이라 나를 아는 지인들은 공감 못할 수도 있지만, 상황과 주제만  맞으면  언제나 봇물 터진  말을 하곤 했다. 정확히 말하면,  얘기를 하는  좋아한다. 내가 하고 있는 생각, 내가 좋아하는 것들, 내가 느꼈던 감정들.


그런데 1 365아마도 바쁠 누군가를 붙잡고 얘기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고,  말을 많이 하려면 누군가를 끊임없이 만나야 되는데 내향적인 성격인 나로써는 너무나도 힘들고 피곤한 일이다.


그래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일기처럼 소소한 일상들을.


학생 때에는 주로 싸이월드에,  사회생활을 시작할 무렵부터는 페이스북에.


하지만 여기엔  다른 문제가 있었으니, SNS에서는 주로 실제 지인들이  글을 보게 되는데 그러다 보니 글을 쓰기  혹은 쓰고 나서 스스로 자체 검열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회사 인사담당자가 페친인데 회사 욕을 페북에 신명 나게 했다간, 아마  지금 브런치에 글을 쓰는  아니라 브런치 카페에서 알바를 해야 되었을지도.


그래서 지인들이 시작하기엔 약간의 진입장벽(?) 있고, 특히 전문지식이나 정보뿐만 아니라 가벼운 수필이나 에세이 종류의 글도 많은 브런치가 적합하다고 생각해서 작가 신청을 하고 글을 쓰기 시작... 하려고 했다. 때마침 브런치에서 브런치  이벤트도 하고 있어서 '연말엔 책도 내볼까?' 하면서.


그런데 브런치에 글을 쓰려고 하는데, 분명 소재도 있고  말도 많은데 글이 도통 써지지가 않는 거다. 결국 지난  달간  한편의  외에는  아무것도 쓰지 않았다.


그러다 글이 써지지 않는 이유를 발견했다. 간단했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니라 '있어 보이는' 글을 쓰려고 했다는 것.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쓰더라도 뭔가 인생의 심오한 진리가 담긴 , 엄청나게 풍부한 감성이 있는  그런 글들을 쓰려고 하니 손가락이 움직이지 않는 것은 너무도 당연했다. 왜냐하면 그런 것들은 나에게 쥐뿔도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남들  느끼고 공감할  있는 감정을  일상과 경험 속에서 발견하고  끄집어내는 , 바로 그것인데 자꾸 엉뚱한 하려고 하니 당연히  리가 없지.


아마도 , 누가 봐도 "우와"하는 글을 써서 인정을 받고 싶었던  같다.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  그래서 시작한 것이 아니었는데.


내가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는 단지, 내 이야기를 마음껏 하고 싶었고 그 이야기에 공감하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었던 것. 그것 뿐이었다.


이걸 깨닫고 나니 갑자기 손가락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글이 써졌다.  글이 엄청 대단하고 멋있진 않더라도 어쨌든 글이 써지기 시작했다.


페북에 일기처럼 썼던 글에 위로를 받고 힘을 얻은 지인들을 보면서  또한 위로받고 힘을 얻었었고, 그런 경험을 모르는 사람들과도 나누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러려면 나를 포장하고 예쁘게 꾸미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생각과 감정의 민낯을 보여주는  중요하니까. 그래야 그런 나를 보고 누군가도 솔직한 자신의 모습을 나에게 보여줄 테니.


결국은 '내가 하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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