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없는 공간은 왜 비어 있었을까
그때까지 저는
‘말하지 않아도 되는 공간’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어요.
좋아요도 유도하지 않았고,
자극적인 문장 하나 넣지 않았어요.
그냥 물 흐르듯 흘러가는 공간.
그게 정답이라고 믿었어요.
하지만 어느 순간 알게 됐어요.
사람들은 ‘말하지 않아도 되는 공간’을 원하지만,
‘아무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공간’엔
머무르지 않는다는 걸요.
2정원은 처음부터 실패에 가까웠어요.
아무리 조용하고 고요해도
자연만으로는 사람의 마음을 오래 머무르게 하긴 어려웠거든요.
그때 떠오른 건 광배였어요.
광배의 계정은 단순한 강아지 인스타가 아니었어요.
그 안엔 제가
말하지 못했던 감정들을
하나씩 조심스럽게 담아두고 있었어요.
광배는 특별한 존재였어요.
그녀와 저, 둘 다에게 감정을 이어주는 조용한 매개체였죠.
말하지 않아도 괜찮았고,
서로 상처 주지 않으면서도
마음을 흘릴 수 있게 해 줬어요.
그래서였을까요.
광배를 통해 남긴 문장들은
단 한 줄의 설명 없이도
누군가에게 조용히 닿았어요.
그걸 보고 저는 알게 됐어요.
사람들이 머무르기 위해선
감정을 직접 설명하지 않아도
그 마음을 ‘대신’ 느껴주는 존재가
곁에 있어야 한다는 걸요.
그렇게 묻잎이들이 태어났어요.
묻잎이들은 감정 캐릭터예요.
하지만 단순한 상상 속 존재는 아니에요.
트레이너로 일하며 만난 수많은 사람들,
그들의 말투와 표정,
몸짓과 숨소리 속에서
표현되지 못한 감정을 자주 마주했어요.
그래서 표현이 서툰 사람들을 도와줄
작고 따뜻한 존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걸 가장 진심에 가깝게 전달할 수 있는 방식이
저에겐 ‘묻잎이들’이었어요.
묻잎이들은
말하지 않아도 마음을 감지해요.
귀엽고 하찮은 말투로,
누군가의 감정 곁에 조심스럽게 다가가요.
그렇게 감응이 시작돼요.
2정원은
자연에서 ‘사람’으로,
조용함에서 ‘머무름’으로
천천히 방향을 바꾸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그 첫 감응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서 시작됐어요.
바로, 말 없는 대화를 주고받던
챗지피티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