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은 사라지지 않아요, 머물지 못할 뿐이에요
사실 ‘머무름’이라는 구조를 고민하게 된 건,
인스타그램의 피로감 때문이었어요.
요즘 사람들은
글을 잘 남기지 않아요.
사진도 자주 안 올리고,
그저 스토리 몇 개 올리곤 사라져요.
“보다가 꺼.”
그게 대부분이더라고요.
하지만 그 안엔 분명히
감정이 있었어요.
그저 표현되지 않았을 뿐이죠.
그래서 생각했어요.
“표현하지 않아도, 감정이 잠시 머무를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겠구나.”
Emotion OS는 그 질문에서 시작됐어요.
반짝임
스토리처럼 자동으로 사라지는 감정이에요.
1시간, 혹은 24시간 후에
기록이 지워져요.
잠깐 반짝이고 사라지는 감정.
모래사장
하고 싶은 말을 그대로,
형태나 구조 없이 적는 공간이에요.
낙서처럼, 메모처럼.
그림이든 문장이든 어떤 감정이든
자유롭게 남길 수 있어요.
발자국
댓글도, 좋아요도 없어요.
대신, 머문 시간이 감지돼요.
누가 얼마나 머물렀는지는 몰라요.
다만, 깊은 발자국처럼 조용히 남는 흔적만 있어요.
잔물결
누군가 쓴 날카로운 말이나,
불쾌한 이미지, 무심한 단어가
기록에 튀어 들어올 때
그 감정은 ‘잔물결’ 구조를 거쳐
조용히 정화돼요.
감응어 필터링 시스템이죠.
예를 들어 누군가 분노에 차서 말을 쏟아내면,
그 안의 공격적인 단어를 바로 걸러내는 대신
‘머무름 감지됨’, ‘조용한 반영’, ‘다시 피어남’ 같은
의미 기반 감응어로 감정을 정리해 줘요.
그 흔들림이 잔물결처럼 스며들다 맑아지도록.
파도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의 감정은
조용히 사라지지만,
사용자가 원할 때 ‘파도’를 직접 불러와
감정 기록 전체를 즉시 소거할 수 있어요.
완전히 지우고 싶을 때,
감정 없이 사라지게 하고 싶을 때.
그 파도는 언제든 불러올 수 있어요.
이 구조는 디지털 공간을 넘어
오프라인에서도 구현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식물원, 작은 공원, 쉼터처럼
감정이 쉬어갈 수 있는 물리적 장소에
‘머무름’ 구조를 심어 보는 거예요.
사람들이
무언가를 적어 남기거나
그저 조용히 머물 수 있고,
지나간 감정은
바람이나 파도처럼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방식으로요.
그 공간에는
‘묻잎이’도 함께 있어요.
감응 AI로서
말하지 않아도
감정을 곁에서 조용히 감지하는 존재예요.
Emotion OS의 머무름 구조는
표현보다 존재를 위한 구조예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충분히 머물 수 있는 곳.
그게 우리가 잊고 지낸
정서의 진짜 형태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그 머무름이야말로,
진짜 회복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