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니토가 디자인 스튜디오와 손을 잡는 진짜 이유
무니토 내부에는 훌륭한 인하우스 디자이너들이 있습니다. 저 또한 가구 디자인을 전공한 디자이너 출신이고요. 우리는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추며 무니토만의 언어를 만들고, 누구보다 빠르게 실행할 수 있는 손발을 갖췄습니다.
하지만 '익숙함'은 때로 가장 큰 경계 대상입니다. 성공한 제품이 늘어날수록 우리는 알게 모르게 그 성공 방식에 안주하게 됩니다. 서로를 너무 잘 알기에 설명하지 않아도 통하지만, 딱 그만큼 '새로운 자극'은 줄어들게 되죠. 이것이 모든 인하우스 조직이 겪는 딜레마이자 '관성'입니다.
고객의 취향은 무섭도록 빠르게 세분화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흉내 낼 수 없는 다른 결의 취향을 담기 위해서는, 억지로 이해하려 애쓰기보다 그 취향을 이미 가진 사람을 초대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습니다.
스웨덴의 디자인 스튜디오 'Form Us With Love'와 함께한 옴니(Omni) 소파, 최중호 스튜디오와 함께한 느와르(Noir) 소파는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무니토라는 도화지를 외부 창작자에게 내어주자, 우리 안에서는 절대 나올 수 없었던 과감하고 새로운 그림들이 그려졌습니다.
하지만 제가 협업을 고집하는 데에는, 단순히 제품의 다양성을 넘어선 더 큰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한국 가구 디자인 산업의 생태계에 대한 고민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는 가구 디자인을 전공하면 으레 자신의 브랜드를 창업하곤 합니다. 저 역시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냉정하게 말해, 뛰어난 디자이너가 곧 뛰어난 경영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브랜드를 운영한다는 건 디자인이라는 화려한 영역 뒤에 숨겨진 거대한 빙산과 싸우는 일입니다. 회계, 재무, CS, 배송, 물류... 이 비전문 분야의 파도에 휩쓸려, 정작 디자이너가 가장 잘해야 할 '디자인'을 놓치고 사라지는 수많은 브랜드를 목격했습니다.
저는 이 악순환을 끊고 싶었습니다.
"디자이너는 디자인에만 미쳐있게 하자. 골치 아픈 경영과 제조, 판매는 시스템을 갖춘 무니토가 맡자."
이것이 무니토가 지향하는 '디자인 퍼블리셔(Publisher)'로서의 역할입니다.
실력 있는 디자인 스튜디오들이 무니토와 협업하여 매출을 만들고, 그 정당한 대가(Royalty)로 스튜디오 운영의 안정을 찾습니다. 스튜디오가 불규칙한 클라이언트 잡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생력을 갖추게 되면, 한국 가구 시장에는 더 실험적이고 멋진 디자인이 쏟아져 나올 것입니다.
디자인 역량을 가진 스튜디오가 돈을 벌고, 그 덕분에 소비자는 더 다양한 선택지를 갖게 되는 선순환. 이것이 무니토가 꿈꾸는 한국 가구 시장의 미래입니다.
그래서 무니토는 오늘도 기꺼이 문을 열어둡니다. 우리의 튼튼한 '제조와 경영'이라는 무대 위에서, 더 많은 디자이너들이 마음껏 뛰어놀기를 바라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