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s Your Favorite?
문토 멤버들의 다채로운 취향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꾸준히 쓰는 사람, 이한규 님
나는 꾸준히 쓰는 사람이다. 두 권의 여행 책을 내고 여전히 다양한 맥락의 글을 쓰는 사람입니다. 예전에는 여행과 삶 그리고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했는데요. 요즘은 정치 폭력과 그 발전에 관한 글을 꾸준히 쓰고 있습니다.
늦은 밤의 전구색 등, 츄파춥스와 고전, 좋아하는 노래와 차가운 맥주, 그리고 바다와 언덕을 좋아합니다. 한국에 오기 전에는 바다가 보이는 언덕의 도시들에서 종종 살았어요. 그곳들에서 밤마다 좋아하는 노래에 취해 맥주를 마시며 고전을 읽곤 했지요. 가장 중요한 건 전구색 등,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도, (바다는 없지만) 프라하에서도 이사를 하면 가장 먼저 사야 하는 게 아이비 화분과 전구색 등이었습니다 (웃음). 저는 연대하는 글쓰기와 달리기도 좋아하지만, 그보다 가장 좋아하는 건 역시 밤의 여운에 혼자 기대어 있는 시간들인 거 같아요. 그 시간들을 온전히 살아내야, 이야기가 쌓이고 나를 이루는 그 이야기들로서 다른 이들과 함께할 수 있으니까요. 아 마지막으로 츄파춥스 라임 맛은 최고의 맥주 안주입니다.
최근에 다시 고전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책은 가리지 않고 읽는 편인데 한 분야에 빠지면 한동안 그 분야만 읽는 경향이 있어서요. 스무 살 무렵의 일본 소설들이나, 남미에서 읽었던 붐 문학, 독일에서 읽었던 사회과학 서적들이 그 예시겠죠. 그래도 역시, 인생의 퍼즐을 맞추는데 고전만큼 좋은 텍스트들이 없더라고요. 올해 유월부터 문토에서 만난 이들과 함께 꾸준히 고전을 읽습니다. 천 개 피스 짜리 인생이라는 직소 퍼즐을 맞추는 느낌이에요.
조금 더 일에 관련해서 공부를 하고 싶어요. 저는 오랫동안 에세이를 쓰고 사진을 찍는 일을 해오다가, 현재는 미국의 한 비정부기구에서 정치폭력 및 시위를 분석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 년 동안 석사를 하고 읽은 책들로는 세계 정치사의 일부분조차 파악하기 어렵더라고요. 사회과학이나 정치학 분야의 네임드 책들도 더 읽고 싶고, 지금 하는 일을 더 깊이 이해하고 싶어요. 동시에 같은 필드에서 일하는 이들도 문토와 같은 플랫폼을 통해 만나보고 싶네요.
한 사람의 세계라고 생각해요. 저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게 하나의 우주와 다른 하나의 우주가 만나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사물 하나하나에 대해 중첩된 기억이 다르고, 신념이나 가치관도 모두 다른 우리가 만난다는 건, 나를 이루는 우주와 상대방을 이루는 우주가 조우하는 거잖아요. 그런 맥락에서 취향이란 한 사람을 이루는 세계 같아요.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싫어하는 것, 내가 아끼는 것은 나를 이루는 세계고, 그런 취향을 공유한다는 건 타인의 세계에 발을 디디는 거겠죠.
리베카 솔닛이라는 작가가 이런 말을 했어요. ‘삶 하나는 이야기 하나가 아니기 때문에, 완성된 이야기를 전하기란 절대 불가능하다. 삶은 온갖 사연으로 가득한 은하수 같은 것이고 우리는 지금 우리가 누구이며 어디에 있는지에 따라 그때그때 몇 개의 성운을 고를 수 있을 뿐이다.’ 결국 우리의 삶은 수많은 이야기들로 이루어진 것이겠죠. 저는 그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온전하게 살아가고 싶어요. 글을 쓰든, 사진을 찍든, 정치폭력에 관한 데이터를 만들든, 사람을 만나고 연애를 하든, 순간순간의 이야기를 온전히 살아가고 싶네요.
문토에서는 수많은 우주를 만날 수 있어요. 대개의 우주는 결의 다르지만, 운이 좋으면 나와 잘 맞는 색깔의 성운과 조우할 수도 있죠. 비슷한 색깔의 타인을 만나는 건 사실 운이에요. 한평생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이들이 비슷하기를 바라는 건 욕심이겠죠.
사람 뿐 아니라 그날의 분위기도 중요해요. 해가 적당한 밝기로 내리쬐는지, 많이 춥지는 않은지, 참여자가 전날 과음을 하지는 않았는지, 그날의 온도, 참여자의 기분들이 모이고 모여 그날의 소셜링을 만들어내죠. 그 가운데에서 소중한 이들을 만드는 건 온전히 자신의 몫인 거 같아요. 순간에 온전할 것, 남모르는 타인과 만나는 그 순간들에 온전할 수 있다면, 언젠가는 저처럼 문토에서 만난 이들과 첫눈을 맞으며 함께 달리는 경험도 하실 수 있을 거예요. 당신도 저처럼 좋은 이들만 잔뜩 만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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