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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해져, 넌 책방을 차렸잖아

서점 일기

by 머쓱 Oct 29. 2020

오픈 2주 차입니다. 

벌써 오픈빨이 끝났나 봅니다.

아는 사람이 다 왔다 가니 이제는 책방이 조용합니다. 


한적한 곳을 원했던 것이 분명히 맞는데, 

마음속에서 불안함과 조바심이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이러다가는 정말 큰일 나겠다.'


여기서 큰일이란 월 고정지출을 감당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을 말합니다. 


생각 난 김에 월 고정지출을 정리해봅니다. 


- 월세: 55만 원

- 관리비(전기세/수도세): 아직 한 달이 안 되어 모름. 10~20만 원 예상. 

- CCTV: 월 2만 4천 원

- 화재보험: 월 7만 원 (7년 만료 시 75% 환급/해지 시 60% 환급)

- 노란우산공제: 월 10만 원(나중에 찾는 돈이라도 지금은 내 돈이 아니다...)


= 약 85만 원 +a


간단하게 월 100만 원이 고정적으로 나간다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책 구매비, 커피 재료비 등을 하면 적어도 월 150만 원은 벌어야 합니다. 

제 인건비는 1년 동안은 빼기로 합니다. 



오픈하고 세 시간 째인데, 한 명도 다녀가지 않았습니다. 


오픈하고 네 시간이 지날 무렵, 조용한 책방에 사람이 들어옵니다.

보증금을 투자해 준 언니입니다. 


제가 여태까지 아무도 없었다며 정말 큰일이라고 징징거리자 언니가 대답합니다. 


"익숙해져, 넌 책방을 차렸잖아."


아... 

투자는 몇 수 앞을 내다보고 하는 거라더니 언니는 이렇게 될 줄 알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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