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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오 Mar 27. 2022

나약한 사람의 말하기


  내면이 단단하고 확신에 찬 사람의 말하기는 언제나 매력적이다.

  어떤 고난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고 금세 일어서는 사람을 보고 있으면 동경심이 피어오른다.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힘을 내고 싶어서 그 사람들의 말을 빌려 스스로에게 말하기도 한다. 비실대는 내 자아에게 그 목소리가 닿아서 내가 어떻게든 회복해주었으면 좋겠다. 두려워하고 불안해하는 나를 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인터넷으로 지역과 언어에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을 접할 수 있게 되면서 세상엔 참 강하고 멋진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실감한다. 그들에겐 돈이나 명예가 따른다는 것도 알게 된다. 그래서 그들의 말은 여러 사람들을 통해 옮겨진다. 그렇게 우리는 어디에서나 멋진 사람들의 존재를 인식한다.

  나는 내가 겁이 많고 소심하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움츠려 들었다. 나이가 20대 후반에 들어섰는데도 무서운 것이 너무 많고, 주위에서 그걸 한심하게 볼까 봐 조마조마했다. 그럼에도 잘 살아보려고 노력하는 것을 발버둥이라고 생각하면서 남들로부터 숨기기 바빴다. 때론 내가 어떤 상태인지 나만의 언어로 만들 생각을 하지 않고 멋진 사람들의 말을 통해 나를 씌우기 급급했다.


  하지만 스스로가 나약하다는 걸 실감한 사람일수록 글을 쓰고 말을 해야 한다. 그것도 스스로의 언어로. 나는 자립과 거리가 멀고, 관계에 의존적인 성향이지만 훗날 독립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타인의 평가와 인정을 좇아 선택을 하느라 내가 정말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에 대한 감각이 흐리지만 이제는 '나'를 기준으로 선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루에도 몇 번 부정적인 생각과 걱정이 상상 속에서 밀려오지만 그럴 때마다 안전한 현실을 인식하며 마음을 다스리고 있다.


  약함에 대해 말하는 걸 대체 누가 좋아할까 싶지만 나는 이게 다수의 성장통을 겪는 사람들에게 힘이 된다고 믿는다. 나는 약하고 부족하다고 솔직하게 말할 때 일어설 용기가 생긴다. 인정한 이후로는 나아갈 길 밖에 남지 않는다. 언제나 내가 위로를 받는 순간은, 강인하고 변함없어 보이는 사람도 한 때는 약하고 눈물이 많은 시절이 있었다고 말해줄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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