탓할 게 필요해

EP48: 염소와 투자

by 권수

루나는 이번에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거대한 금융 도시로 여행을 떠났다. 그곳은 빌딩 숲 속에 온갖 동물들이 모여 투자와 돈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특히, 투자와 성공에 열중하는 염소 무리가 있었다. 염소들은 다른 동물들에게 투자 제안을 하고, 서로의 성공을 자랑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염소 중 한 마리, 이름은 토론토, 남다른 자신감을 가진 투자 전문가로 유명했다. 어느 날, 토론토는 여우와 비버에게 큰 투자 기회를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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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투자만 하면 우리는 모두 큰돈을 벌 수 있어. 위험도는 거의 없고, 성공은 확실해. 이제부터는 우리 모두 부자가 될 거야!"


토론토는 자신 있게 말했다. 여우와 비버는 그 말을 듣고 기쁘게 투자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정말 큰 이익을 얻었다.


"이거 봐! 내가 얼마나 뛰어난 투자자인지! 내 결단이 우리를 부자로 만들어 줬어!"


여우는 스스로에게 박수를 쳤다. 비버도 크게 웃으며


"역시 내가 잘한 거지! 내 돈을 투자한 건 내 판단 덕분이야!"라고 외쳤다.


그들은 모두 자신이 성공한 이유는 자신의 뛰어난 투자 감각 덕분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그 이후, 토론토가 제안한 다른 투자 기회들이 연달아 실패하기 시작했다. 여우와 비버는 큰 손해를 봤고, 투자금을 거의 다 잃어버렸다. 화가 난 여우는 토론토를 찾아갔다.



"토론토, 너 때문에 우리는 큰 손해를 봤어! 네가 제안한 투자가 실패했잖아! 이건 다 네 책임이야!"


비버도 분노하며 덧붙였다.


"맞아! 너의 말만 믿고 돈을 넣었는데, 이젠 아무것도 남지 않았어! 네가 우리 돈을 돌려놔야 해!"


토론토는 당황스러워하면서도 말했다.


"내가 성공할 때는 너희가 자랑하며 '내가 잘한 것'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이제 실패했을 때는 왜 나만 탓하는 거지?"


여우와 비버는 잠시 말을 잃었다. 그들은 분명 투자에 성공했을 때는 모두 자신의 공이라고 생각했지만, 실패했을 때는 그 책임을 피하고 싶어 토론토에게 돌린 것이었다. 모든 것을 지켜보던 루나가 다가왔다. 그녀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투자는 항상 성공과 실패가 따르는 법이야. 성공했을 때는 그 공을 나눌 줄 알고, 실패했을 때도 책임을 나눌 줄 알아야 해. 너희는 성공할 때는 모두 자신의 몫이라고 자랑하면서, 실패했을 때는 남 탓만 하고 있잖아."


여우는 멋쩍게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하지만 우리가 돈을 잃었을 때, 책임을 지고 싶지 않았어. 그게 너무 두려웠어."


루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투자는 책임을 동반하는 거야. 성공할 때만 즐거운 게 아니라, 실패했을 때도 배워야 해. 너희가 진정한 성공을 이루려면, 성공과 실패 모두를 받아들여야 해."



여우와 비버는 자신들의 실수를 깨달았다. 그들은 다시는 성공만을 자랑하지 않기로, 그리고 실패했을 때도 책임을 나누기로 마음먹었다. 토론토도 더 나은 투자자가 되기 위해 자신이 잘못한 부분을 돌아보며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루나는 그들을 떠나며 속으로 속삭였다.


"성공도 실패도 모두 우리의 선택에서 비롯된 것. 결국, 중요한 건 그 과정을 받아들이고 책임을 지는 자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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