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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9: 여우 극단의 환상

by 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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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는 어느 날 밤, 알 수 없는 신비한 섬에 도착했다. 섬은 작은 마을로 이루어져 있었고, 그곳의 동물들은 모두 활기차고, 웃음소리로 가득 차 있었다. 마을에는 크고 화려한 극장이 있었고, 그곳에서 매일 새로운 공연이 열리고 있었다. 루나는 극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극장 무대 위에는 신선한 동물들이 가득했다. 그들은 각자 화려한 의상을 입고, 자신만의 캐릭터로 무대를 가득 채우며 환상적인 이야기를 펼치고 있었다. 사자는 용맹한 왕이었고, 토끼는 재치 있는 영웅이었다. 심지어 늘 조용한 거북이조차 무대 위에서는 날렵하게 춤을 추고 있었다.


루나는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그 무대가 완전히 가짜라는 걸 깨달았다. 사실 사자는 겁이 많았고, 토끼는 허둥지둥하는 성격에다가, 거북이는 절대 빠르지 않았다. 모두가 자신들의 현실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연기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은 열렬한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그들은 이 모든 게 거짓이라는 걸 알면서도 즐기고 있었다.


무대 뒤편에서 한참을 바라보던 루나에게, 공연이 끝나고 신선한 여우 한 마리가 다가왔다. 여우는 화려한 메이크업을 지우며 루나에게 말을 걸었다.


“이 공연이 다 가짜라는 걸 너도 알겠지? 사실 나도 내가 아닌 다른 존재가 되어 무대에 서 있는 거야.”


루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가 여우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어. 하지만 관객들은 그것에 상관하지 않는 것 같아.”


여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 관객들도 우리가 진짜 여우나 사자가 아니라는 걸 다 알아. 하지만 그들은 그걸 즐기기 위해 여기에 왔어. 우리에게 바라는 건 현실이 아니야, 환상을 보고 싶은 거지. 그게 사람들의 방식이야.”


루나는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그게 거짓인데, 왜 굳이 그걸 즐기려고 해?”


여우는 천천히 루나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현실은 언제나 무겁고, 때로는 지루해. 사람들은 환상을 통해 잠시나마 다른 삶을 살아보는 거야. 영화, 드라마, 놀이공원, 심지어 사랑도 마찬가지야. 그들이 진짜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건, 그 순간만큼은 현실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거지.”


루 나는 그 말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공연이 끝나고도 여전히 웃고 떠드는 관객들을 바라보며, 그녀는 그들이 현실을 잠시 잊고 환상 속에서 살아가기를 선택한 것임을 이해하게 됐다.


“그렇구나. 결국, 사람들은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면서도, 환상 속에서 조금이나마 위안을 얻는 거구나.”


여우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그렇지. 그래서 우리도 열심히 연기하는 거야. 그들이 그 환상 속에 머물 수 있도록. 현실을 잠시 잊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루나는 그날 이후로 환상이 가짜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이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소중한지 깨달았다. 그리고 때때로 그 가짜 속에서 잠시나마 행복을 느끼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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