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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ㅏ Oct 27. 2024

대화가 없으면 오해가

EP 73: 고요한 숲 속의 무리들

깊은 숲 속에 들어선 루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곳은 평온해 보였지만, 그녀는 무언가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숲은 크고 아름다웠지만, 나무들 사이로 가득한 긴장감이 느껴졌다. 길을 따라가다 보니 루나는 두 개의 큰 무리를 발견했다. 한쪽에는 사슴들이, 다른 한쪽에는 늑대들이 무리를 지어 서로를 경계하고 있었다.


루나는 그 중간에 서서 두 무리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사슴들은 늑대를 보고는 늘 긴장하며 두려워했고, 늑대들은 사슴들을 경계하며 날카로운 눈빛을 보냈다. 두 무리는 서로 말이 없었지만, 그들 사이에 흐르는 적대감은 명백했다.


루나는 사슴 무리로 먼저 다가갔다. 사슴들은 루나를 보자마자 부드러운 눈으로 인사하며 그녀를 반겼다. 그들은 루나에게 자신들이 이 숲에서 얼마나 평화롭게 살아왔는지, 그리고 얼마나 늑대들 때문에 힘들어하는지를 말했다.


"늑대들은 잔인해. 그들은 항상 우리를 잡아먹으려 해. 우리는 그들 때문에 편히 살 수가 없어, " 한 사슴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다른 사슴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들은 서로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모두가 하나같이 늑대들을 두려워하고 미워했다. 그들에게 늑대는 단지 위험하고 폭력적인 존재일 뿐이었다.


루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사슴들의 말을 들어주었고, 그 후 조용히 늑대 무리로 다가갔다. 늑대들은 사슴들과 달리 더 경계심이 강해 보였다. 그들은 루나를 향해 눈을 반짝이며 주위를 살폈다. 한 늑대가 다가와 물었다.


"넌 누구지? 왜 우리에게 왔어?"


루나는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난 그냥 이 숲을 여행하는 길이야. 너희들이 이곳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서 와봤어."


늑대는 루나의 눈을 들여다보더니 살짝 긴장을 풀었다. 그리고는 루나에게 말했다.


 "우리는 여기서 조용히 살고 있었어. 그런데 사슴들이 점점 더 우리 영역을 침범했지. 그들은 우리를 피하고 미워해. 그들은 우리를 이해하려 하지 않아."


다른 늑대들도 이에 동의하며 사슴들이 자신들을 오해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들에게 사슴은 단지 겁먹고 예민한 존재일 뿐이었다. 늑대들은 자신들이 단지 생존하기 위해 사냥을 해야 할 뿐, 사슴들을 불필요하게 해치려는 의도가 없다고 믿고 있었다.


루나는 두 무리의 이야기를 듣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사슴들과 늑대들은 모두 자신들의 입장에서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고, 상대를 두려워하거나 미워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서로가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에 대해 깊게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루나는 다시 사슴 무리에 돌아가 말한다.


 "늑대는 그저 영역을 침범한 사슴에 위협을 느껴서 공격한 것뿐이었대. 영역만 침범하지 않으면 그러지 않을 거야."


"우리는 항상 늑대들이 우리를 해치려는 줄만 알았어, 물론 숲의 모든 곳을 다 돌아다니지 못하는 건 아쉽지만 그래도 서로 존중하며 살면 모두 안전할 테니 알겠어." 


사슴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루나는 대답을 듣고, 다시 늑대 무리로 갔다.


"그렇군. 우린 당연히 사슴들이 위협하려는 게 아니라 그냥 숲을 다니는 거였군. 더 이상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니 그러면 우리도 더 이상 사슴을 공격할 필요는 없지."

루나는 미소 지으며 그들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서로 다른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보지만, 때로는 그 시각을 넘어서서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해.""


그날 이후, 사슴들과 늑대들은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하고, 서로의 존재를 존중하며 살아가기 시작했다. 그들은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을지 몰라도, 적어도 더 이상 서로를 무조건적인 두려움과 증오로 바라보지 않았다.


루나는 그들을 떠나며, 두 무리가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그녀는 생각했다. "우리 모두는 자신이 맞다고 믿는 것에 갇혀 있을 수 있지만, 때로는 그 믿음을 넘어 다른 이들의 시선을 이해하는 것이 진정한 평화를 만드는 길일지도 몰라."


 종종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만 집중하고, 다른 사람들의 관점이나 감정을 쉽게 무시하곤 한다. 하지만 진정한 이해와 평화는 서로를 깊이 이해하고, 각자의 시각을 넘어 다른 사람들의 입장도 존중할 때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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