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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ㅏ Oct 27. 2024

모를 땐 괜찮았는데

EP74:루나와 금빛 길의 비밀


루나는 어느 날 또다시 꿈의 세계로 발을 디뎠다. 이번에는 눈부시게 빛나는 금빛 길이 그녀를 맞이했다. 이 길은 햇빛을 받아 반짝이며 멀리까지 이어져 있었고, 어디로 이어지는지 궁금해진 루나는 망설임 없이 그 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참 아름다운 길이야."


 루나는 생각했다. 발밑에서 반짝이는 빛은 마치 세상의 모든 행복이 그 길 끝에 있을 것처럼 느껴졌다. 길을 따라 걷는 동안 루나는 마주치는 것 하나 없이 평온한 마음으로 여정을 즐겼다. 그때, 갑자기 누군가 그녀를 불렀다.


"거기서 멈춰!"


 낯선 목소리가 어디선가 울려 퍼졌다. 루나는 발걸음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봤다. 길 한쪽에서 작은 새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새는 단정한 깃털을 가진, 꽤나 똑똑해 보이는 존재였다. 새는 루나를 향해 다가오며 말했다.


"너, 이 길이 위험한 줄 모르고 있구나?"


루나는 의아해하며 물었다. 


"위험하다고? 하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길인데... 무엇이 위험하다는 거지?"


작은 새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이 길은 보기엔 아름다워 보일지 몰라도, 실은 아주 위험해. 금빛 길 아래에는 오래된 덫과 함정이 가득해. 무언가가 네 발을 잡아채면 그때는 이미 늦어버리지."


루나는 다시 발밑을 보았다. 여전히 길은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지만, 새의 경고를 듣고 나자 더 이상 그 길이 아름답게만 보이지 않았다. 금빛 길 아래에 숨겨진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루나는 갑자기 불안해졌다. 알기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긴장이 그녀를 덮쳤다.


"모르던 때는 괜찮았지만, 위험을 알고 나니, 더 이상 이 길을 마음 편히 걸을 수가 없어."


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네가 알기 전에는 아무 문제 없었을지 몰라. 하지만 진실을 알고 나면 그때부터는 모든 게 다르게 보이지."


루나는 깊이 생각에 잠겼다. 새가 말하는 대로였다. 길을 걸을 때 몰랐을 땐 그저 아름답기만 했던 길이 이제는 달라 보였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루나는 새에게 물었다.


"안전한 길로 돌아가는 게 좋을 거야. 금빛 길은 위험이 가득하지만, 반대로 다른 길은 위험하지 않으니까."


루나는 새의 말을 따라 천천히 발걸음을 돌리기 시작했다. 금빛 길을 떠나는 것은 어딘가 아쉬운 기분이 들었지만, 그 길이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상 계속 걸어가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돌아서는 순간, 루나는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불편한 느낌에 사로잡혔다.


 "정말 이 길이 위험한 걸까? 내가 몰랐더라면 그냥 계속 걸어갔을 텐데..." 


그녀는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새의 경고가 아니었다면, 자신은 금빛 길에서 아무런 불안함도 느끼지 않고 계속 걸을 수 있었을 것이었다.


"위험을 알고 나니, 이제는 그 길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다시 걸을 수 없어,"


 루나는 생각했다. 돌아가는 길에서 루나는 또 다른 사람들을 마주쳤다. 그들은 여전히 금빛 길을 따라가고 있었고, 그 길의 위험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채 행복하게 걸어가고 있었다. 루나는 그들을 멈추고 경고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마음속 한편에서는 그들이 아직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 그들을 더 행복하게 만들고 있음을 깨달았다.


"모르는 게 어쩌면 나았을지도 몰라. 위험을 알게 되면 그때부터는 모든 것이 바뀌니까."


 루나는 새의 말이 사실이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위험을 알고 난 뒤, 그녀는 더 이상 예전처럼 천진난만하게 길을 걸을 수 없었다. 그녀의 발걸음은 무거워졌고, 길의 아름다움도 더 이상 그녀에게 위안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알게 되었기에 스스로를 지킬 수 있어." 


 위험을 모를 때는 순수하게 길을 즐길 수 있었겠지만, 그 대가는 언제 닥칠지 모르는 파멸일 수도 있었다 새는 그녀의 곁에서 계속 따라오며 말했다. 


"황금길을 선택한 자들은 모두 너처럼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걸어갔지. 그런데 너는 이제 선택할 기회가 있어. 위험을 알았으니, 그 길을 계속 가는 대신 더 안전한 길을 찾을 수 있어."


루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새의 말이 맞았다. 위험을 인지하고 나면, 우리는 그 정보를 바탕으로 다른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비록 그 정보가 처음에는 두렵고 불안하게 만들지라도, 결국 그것이 자신을 지키는 방법이 될 수 있었다. 그렇지만, 루나는 속으로 되뇌었다.


 "모르는 게 때로는 더 행복할 수도 있겠구나."


 루나는 그 길에서 물러나며 다시는 그 금빛 길을 밟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위험을 알게 된 이상, 그 길을 다시 걷는 것은 너무나도 두려웠다. 그러나 그녀는 이 경험이 자신의 새로운 관점과 결정을 만드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음을 깨달았다.


 루나는 새와 함께 성을 나와, 이번 꿈의 세계에서 배운 교훈을 마음속에 새겼다. 위험을 알지 못할 때는 두려움도 없었지만, 알게 되면 더 이상 같은 눈으로 볼 수 없다는 진실. 그것이 그녀가 이 꿈에서 얻은 깨달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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