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유시인으로 살고 싶어
세상을 떠돌며
노래하고, 여행하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책임감 같은 건 개나 줘버리고
돈도 좀 있었으면 좋겠어
굶어 죽지 않을 정도로
맛있는 거 먹고, 좋은 곳에 가고
다음으로 떠날 정도는 있었으면 좋겠어
가수라기엔 노래를 못하고
래퍼라기엔 하기엔 랩을 못해서
가끔은 속삭이듯
가사 없는 멜로디로
시를 읊조리는 음유시인으로 살고 싶어
세상은 별로지만
힘든 세상 속에서도
하고픈 걸 하고
재미있게 살 수 있다는 게 좋아
망상과 환상을 쫓던 나그네는
이제 좀 쉬고 싶어
현실도 때로는
환상 못지 않을 만큼 아름다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