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스러운 여자

by 권수

촌스러운 여자는

나를 너무나도 사랑했어


가장 싼 미용실에서 머리를 하고

구제 옷을 사서 입으며

얼굴에는 마트에서 산 립스틱을 발라

누가 보면 촌스럽다고 할 테지만

나에겐 가장 멋진 여자였어


사치하지 않으려 돈을 아끼지만

나에게 쓰는 돈은 아끼지 않았어

맛있는 거 먹으로 시간을 쪼개고

좋은 거 보러 없는 돈을 만들고

난생처음 가는 유적지와 전시회, 놀이공원도 갔어


어떤 편지지든 생기면

나에게 사랑한다고 편지를 쓰고

아플 때 언제나 곁에 있어 주고

나보다 나를 더 사랑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

눈엔 촌스러워 보여도

내 눈엔 가장 멋진 사람이

우리 엄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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