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30: 이유는 갖다 붙이면 돼
어느 날 루나는 깊은 숲 속에 위치한 큰 회사에서 일하는 동물들을 만났다. 그 회사는 최근 새로운 전략을 도입하며 많은 변화를 겪고 있었고, 동물들은 전략이 성공할지 실패할지 긴장된 분위기 속에 있었다. 루나가 회사에 도착했을 때, 이미 모든 동물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회의실에서 보고서를 작성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전략이 성공했을 때와 실패했을 때 어떻게 평가할지를 고민하고 있었다. 루나는 보고서를 쓰고 있는 하이에나에게 다가갔다.
"무슨 일로 이렇게 바쁜 거야?"
하이에나는 피곤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며 대답했다.
"새로운 전략을 도입했는데, 그걸로 보고서를 작성하느라 정신이 없어.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지만, 잘 써야지."
루나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갸웃했다.
"근데 만약 전략이 성공하면, 그게 전략 때문인 거야? 아니면 너희들이 잘 실행했기 때문이야?"
하이에나는 잠시 멈칫하며 대답했다.
"그야... 둘 다일 수 있겠지. 그런데 보고서에는 새로운 전략이 성공의 핵심이라고 적어야 해. 그게 더 그럴듯하니까."
루나는 그 대답에 의아함을 느꼈다.
"그러면 실패하면? 그때는 그 전략이 문제였다고 할 거야?"
하이에나는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맞아, 실패하면 전략이 원인이라고 쓸 거야. 보고서는 결과에 따라 어떻게든 쓰기 나름이거든."
루나는 하이에나의 말을 듣고 생각에 잠겼다. 결국 보고서는 그저 결과를 합리화하는 도구일 뿐인 걸까?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결국 그 원인이 무엇이든 중요한 건 그럴듯하게 설명하는 것이고, 그것을 믿게 만드는 것 같았다.
루나는 회의실로 걸어가 다른 동물들의 보고서를 살펴보았다. 그들은 모두 새로운 전략이 성공했을 때, 마치 그것이 유일한 성공의 요인인 것처럼 설명하고 있었다. 하지만 루나는 알고 있었다. 사실 그들은 그 전략을 도입하지 않았더라도 충분히 성공할 역량을 갖추고 있었다는 것을. 루나는 회의가 끝난 후 하이에나에게 다시 물었다.
"근데 정말 이 전략이 너희 성공의 핵심이었을까? 아니면 그냥 너희가 이미 잘할 수 있었던 거 아니야?"
하이에나는 잠시 멈칫하며 말했다.
"음... 뭐, 맞아. 우리 팀은 원래 능력 있는 팀이었고, 어떤 전략을 쓰더라도 잘 해낼 수 있었을 거야. 하지만 보고서에는 그걸 그렇게 쓸 수 없지."
루나는 그 말을 듣고 웃으며 말했다.
"결국, 보고서는 사실보다는 눈에 띄는 것에 집중하게 되네. 그리고 나중에 누가 그걸 보든, 그 전략이 모든 걸 바꿨다고 생각하겠지."
하이에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그렇지. 결국, 보고서는 과거의 일이 아니라 우리가 원하는 미래의 이야기를 쓰는 거야."
루나는 그날 회사에서 돌아오는 길에 생각했다. 세상에는 수많은 성공과 실패의 이야기가 있지만, 그 이야기들이 실제로 무엇 때문인지 알기란 쉽지 않다. 보고서에 적힌 것들이 진짜 이유가 아니라면, 우리가 보는 것은 그저 잘 만들어진 하나의 이야기일 뿐인 걸까? 루나는 그날 이후로, 어떤 보고서를 읽을 때마다 그 이면의 진실을 찾아보려 노력하기로 했다. 성공이든 실패든, 그것을 설명하는 이야기는 언제나 실제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