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32: 두더지와 동굴
루나는 지하 마을에서 눈을 떴다. 지하마을 벽보엔 한 마리의 두더지를 비난하는 벽보가 있었다. 내용은 동굴을 만드는 두더지가 있는데, 두더지가 아무리 터무니없어 보이는 계획을 세운다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매번 결과가 좋아 사람들이 일을 맡기지만, 그래선 안된다는 게 주 내용이었다. 루나는 이야기가 사실인지 확인하고 싶어서, 직접 두더지를 만나러 가기로 했다.
두더지의 집은 마을 외곽의 작은 동굴 속에 있었다. 루나는 동굴을 찾아내고 안으로 들어갔다. 동굴은 예상보다 깊고 복잡했다. 그곳에서 두더지가 열심히 계획서를 작성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 루나는 그에게 다가가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두더지. 제가 당신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어요. 당신이 세우는 계획들이 다 엉성해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좋은 결과를 낸다고 하더군요.”
두더지는 루나를 보며 눈을 빛냈다.
“오, 그래?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더군. 사실 내 계획이 꼭 완벽한 건 아니야. 도중에 수정을 거치기도 하지. 수년 간의 경력으로 견적을 짜고 계획을 실행하지. 중요한 건 실행이야. 어떤 계획이든 결국 행동에 옮기면 무언가 성과가 나오는 법이지.”
루나는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하지만 그렇게 대충 만든 계획이 성공하는 이유는 뭘까요? 아무리 생각해 봐도 결과가 나올 만한 계획이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요. 그래서 사람들이 불신하고요.”
두더지는 웃으며 답했다.
“음, 그건 내 경험 때문일지도 몰라. 계획 자체가 완벽하지 않더라도, 내가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와 직감이 결과를 만들어내는 거지. 사실 계획이란 건 그저 표면적인 거고, 내가 실제로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더 중요한 거야.”
루나는 그 말에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럼 결국 계획이 중요한 게 아니라, 당신이 가진 역량과 경험이 결과를 이끌어낸다는 거네요?”
두더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사람들은 계획이나 전략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것보다도 어떻게 실행하고,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더 중요한 경우가 많아. 그러니까 아무리 봐도 좋지 않은 계획이라도, 내가 그것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거지.”
루나는 두더지의 말을 듣고 자신이 생각하던 것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세상에는 분명 뛰어난 계획이 성공을 이끄는 경우도 있지만, 어떤 상황에서는 계획 자체보다는 그것을 실행하는 자의 능력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었다. 그날 이후 루나는 다시 마을로 돌아가면서, 두더지가 한 말을 되새기며 생각했다.
“결국 어떤 전략이든, 그것을 실현하는 사람이 가장 큰 변수가 되는 거구나. 계획은 그저 도구일 뿐이고, 중요한 건 그 도구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달린 거야.”
마을에 돌아온 루나는 동물들에게 이 이야기를 전하며, 아무리 겉으로 보기엔 엉성해 보이는 계획이라도, 그 계획을 어떻게 실행하는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동물들은 계획과 전술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선 일을 맡길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아무리 전문가의 계획이라도 본인들이 이해할 수 없으면 받아들이지 않는구나.”
루나는 '완벽한 계획’보다 '능력’이 중요함을 느끼면서, 한편으로는 실제 이뤄지는 현실보다 계획을 더 유심히 본다는 걸 깨달았다. 특히 사람들은 보이는 계획서나 PPT, 프레젠테이션 같은 겉모습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었다. 그들은 계획의 내용보다는 그것이 얼마나 잘 정리되고, 보기 좋게 꾸며졌는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루나는 다시 한번 세상이 단순히 겉으로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할 수 없는 곳임을 깨달았다. 계획의 겉모습이 아무리 그럴듯해 보여도, 실제로 그것을 실행하는 사람의 역량과 경험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과 손가락을 가르치는 달이 아닌, 손가락 자체를 본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