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28: 방식을 따르는 솔개와 자유로운 파랑새
루나는 잔잔한 들판에 바람을 느끼며 눈을 떴다. 하늘 위 걷다가 작은 언덕 위에 서 있는 솔개를 발견했다. 솔개는 날개를 활짝 펼치고 하늘을 응시하고 있었다. 마치 무언가를 기다리는 듯, 그는 바람을 느끼며 날아오를 순간을 준비하고 있었다. 루나는 가까이 다가가 그에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 너는 여기서 뭘 하고 있어?”
루나가 묻자, 솔개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루나를 바라보았다.
“다른 솔개들이 알려준 대로 날아보고 있어, 다른 솔개들이 말한 대로 날아보려 했지만 잘 되지 않았어.”
루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다른 솔개들의 방식을 따라야만 하는 거야? 왜 스스로 날아오르지 않고 남의 방식을 따르는 거야?”
솔개는 조용히 웃으며 말했다.
“숲 속에서 많은 새들이 특정한 방식으로 날아다녀. 그 방식이 가장 안전하고 빠르다고들 하거든. 너도 들어봤을 거야, 어떻게 하면 가장 멀리 날 수 있는지, 어떻게 해야 가장 빠르게 올라갈 수 있는지 말이야. 그들이 가르쳐준 길이 곧 최고의 길이지.”
루나는 생각에 잠겼다. 그녀도 다른 새들이 특정한 방식으로 날아가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다. 그들은 그 방식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루나는 항상 그 방식이 답일까 의문이 들었다.
“혹시, 그들이 알려주는 길 말고 다른 방법도 있지 않을까? 자신만의 날갯짓으로 날아보는 건 어때?”
솔개는 고개를 저었다.
“많은 새들이 그렇게 시도해 봤지만, 결국 그 방식이 가장 안전하고 빠른 방법이라는 걸 깨달았어. 그들은 나보다 더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으니까.”
그때, 숲 속에서 또 다른 새가 날아왔다. 그 새는 파랑새였다. 파랑새는 가벼운 몸짓으로 나뭇가지를 스치듯 내려앉았다. 그는 솔개와 달리, 날개를 힘차게 움직이며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것처럼 보였다.
루나가 파랑새에게 물었다.
"파랑새야. 너도 솔개들이 나는 방식 대로 나는 거야?"
파랑새는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아니, 나는 내 날갯짓을 믿고 날아. 그 방식이 없는 날에도, 심지어 그 방식이 거세게 불 때도 나는 나만의 리듬을 따라 날아다녀.”
솔개가 고개를 들며 말했다.
“그건 너무 위험하지 않니? 방식이 주는 지혜를 무시하고 네 방식대로 날면, 언젠가 큰 실패를 맞이할 거야. 난 방식이 가장 좋은 길을 알려준다고 믿어.”
파랑새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물론 방식은 도움이 될 때도 있지만, 난 방식에만 의존하는 것이 나를 더 약하게 만든다고 생각해. 내가 스스로 결정하지 않고, 내 날갯짓을 믿지 않는다면, 나는 단지 방식의 도구에 불과하지. 하지만 내 힘을 믿고 내가 가고 싶은 곳을 향해 날 때, 그건 내 의지가 되는 거야. 그건 방식이 알려주는 게 아니라, 내가 찾는 길이지.”
루나는 파랑새의 말에 귀 기울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파랑새는 그 방식의 방향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날개를 믿으며 하늘을 자유롭게 누비는 존재였다. 하지만 솔개는 여전히 그 방식을 따라야만 안정적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러던 순간, 갑자기 강한 바람이 들판을 휩쓸었다. 솔개는 기다렸다는 듯이 그 바람을 타고 하늘로 솟구쳤다. 그는 그 방식에 몸을 맡기고 부드럽게 떠올랐지만, 바람 세기에 따라 방향이 자꾸만 달라졌다. 방식을 따라 함에도 바람에 휘청여 날갯짓은 불안정해졌고, 원하지 않는 곳으로 밀려났다.
반면, 파랑새는 자신의 날개로 비틀거림 없이 날아갔다. 방식의 힘을 피하지 않고 자신의 방식대로 하늘을 가로질렀다. 루나는 파랑새의 모습을 보고 생각에 잠겼다.
'누구나 다수가 말하는 방식의 방향에 따라 살 수는 있어. 그게 아마 가장 쉬운 방법일지도 몰라. 하지만 그 방식이 모든 걸 알고 있는 건 아닐 거야.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걸 찾아가는 건 나의 선택이겠지.'
솔개는 다시 아래로 내려왔다. 그는 약간 지친 듯 보였고, 어디로 날아갔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솔개는 파랑새를 바라보며 말했다.
“난 모두의 방식을 따랐는데, 내가 원했던 곳에 도착하지 못했어.”
파랑새는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방식은 때로 우리를 도울 수 있지만, 그건 결국 방식이 결정한 길만 따르는 거야. 네가 원하는 길을 가고 싶다면, 네 날갯짓을 믿어야 해.”
솔개는 잠시 침묵하다가 루나에게 물었다.
“정말 내가 내 날갯짓을 믿어도 될까?”
루나는 솔개의 눈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모든 이들이 방식을 따르며 그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할 때, 네가 느끼는 것이 다르다면 방식을 무시할 필요는 없을 거야. 남들이 좋다고 하는 방법이 꼭 너에게도 좋은 방법이 아닐 수도 있어.”
솔개는 깊은 생각에 잠기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어쩌면 내가 너무 그 방식에 의존한 걸지도 몰라. 이제는 내 날갯짓을 믿어봐야겠어.”
솔개는 조금씩 그 방식을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그의 비행은 처음엔 어색하고 힘들었지만, 점점 자신의 리듬을 찾기 시작했다. 그 방식이 있든 없든 그는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 날, 솔개는 더 높이, 더 멀리 날아오를 수 있었다. 그의 날갯짓은 이제 더 이상 그 방식에 의존하지 않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하늘을 누비며 자유로워졌다.
루나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모두가 말하는 길이 정답이 아닐 수 있어. 진정한 답은 내 안에 있는 걸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