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이 없고 행복하려면

EP42: 모두가 하나로 연결된 세상

by 권수

루나는 바람에 휘날리는 들꽃들을 보며 걷고 있었다. 끝없이 펼쳐진 초원은 평화롭고, 어디를 봐도 아름다웠다. 그 가운데서 루나는 한 과학자를 만났다. 과학자는 복잡한 기계들과 실험 도구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과학자의 얼굴에는 열정과 의지가 가득했고, 뭔가 대단한 발견을 이룰 준비가 된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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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과학자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안녕, 루나. 너도 이 광활한 세상을 좋아하나 보군."


루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여긴 정말 평화롭고 아름다워. 하지만 넌 뭔가를 연구하고 있는 것 같네. 무슨 실험을 하고 있는 거야?"

과학자는 루나의 질문에 눈빛을 반짝이며 답했다.


"정말 모두가 평화롭게 지낸다고 생각해? 전혀. 생물들은 서로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 사소한 걸로 싸우고 오해하고, 서로 목표하는 게 다르니 다툼이 나고 전쟁을 일으키고, 무시하며 살지! 나는 모든 생명체가 하나로 연결된 세상을 만들려고 하고 있어. 우리 모두가 단일한 의식체가 되는 세상을 상상해 봐."


루나는 놀라며 되물었다.


"하나로 연결된다고? 그게 어떻게 가능하지?"


과학자는 자신감 있게 설명을 이어갔다.


"우리는 지금 각기 다른 개별적인 존재로 살아가고 있지. 각자 다른 생각, 감정, 목표를 가지고 있잖아. 하지만 이로 인해 갈등이 생기고, 오해가 쌓이며 불신이 자라지. 만약 우리가 모두 하나로 연결된다면, 서로의 감정을 즉시 이해하고, 서로의 생각을 나눌 수 있지 않을까?"


루나는 그 말을 곱씹었다.


"그럼 더 이상 갈등이 없다는 거야? 모두가 서로를 이해한다면 오해나 다툼은 사라지겠지. 하지만, 각기 다른 의견이나 가치관은 어떻게 되는 거야?"


"우리가 하나가 되면, 더 이상 '내 의견'과 '네 의견'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게 돼. 왜냐하면, 우리는 서로의 입장에서 모든 것을 동시에 느끼게 되고 결국에는 하나의 동일한 선택을 하게 되고 하나의 존재가 되는 거야. 애초에 '다른 의견'이란 게 존재할 수가 없어.?"


루나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말했다.


"그렇긴 하겠지만, 그럼 자유는 어떻게 되는 거지? 각자의 의지를 가지고 선택하는 것이 자유라고 생각했는데, 하나로 연결된다면 자유는 사라지는 것 아닌가?"


과학자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자유라는 개념도 달라질 거야. 우리가 말하는 자유는 사실 남을 해치지 않고 자기 자신을 온전하게 지키는 것을 의미하지. 하나가 되면, 자신과 타인이 분리되지 않기 때문에 진정한 조화가 가능해져. 그 안에서 진정한 자유를 찾을 수 있는 거야."


루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럼 우리가 평화를 얻는 건 맞는 것 같아. 하지만 개별적인 꿈이나 목표는 어떻게 되는 거지? 모두 같은 목표를 가지게 되는 거야?"


과학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모두의 꿈은 하나로 연결되고, 개개인의 성취가 곧 전체의 성취가 될 거야. 각자의 재능과 능력은 하나로 합쳐져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게 되는 거지. 개인의 성공이 곧 전체의 성공이 되는 세상이라고 할 수 있어. 항상 서로를 이해하고 갈등이 없는 세상이 되는 거지, "


루나는 흥미로운 듯 물었다.


"하지만 개인의 개성이 사라지는 건 아닐까? 그로 인해 공허함이 생기지 않을까?"


과학자는 고개를 저으며 말한다.


"정말 지극히 현재적인 관점이야. 그런 건 존재하지 않아. 진정한 초월체가 되어 더 이상 남에게 관심과 인정을 구걸하지 않아도 돼. 그야 세상이 '나'이고 스스로를 인정하며 모든 번뇌와 공허에서 벗어날 수 있어. 우리는 서로의 감정을 나누고, 공허함도 나누어지기에 연결된 존재들 사이에선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


루나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모두가 하나로 연결된 세상이라… 흥미롭네. 그럼 실제로 이 세상이 그렇게 된다면, 모든 갈등이 사라지는 거야?"

과학자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지.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거야. 왜냐하면, 그 문제로 인해 누군가가 겪는 고통을 즉시 알 수 있고, 그 고통을 우리 모두가 함께 짊어질 수 있으니까. 그리고 모든 사람의 감정이 섞인다면 고통도 매우 사소해지는 거야. 그렇기에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서 생기는 갈등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지."


루나는 한참 동안 과학자의 말을 곱씹으며 생각에 잠겼다. 만약 세상이 그렇게 된다면, 정말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까?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서로의 고통을 나눈다면, 평화가 올 수 있을까? 하지만 동시에, 그녀는 모든 것이 하나로 통합된 세상이 주는 압박감도 느껴졌다. 개별성이 사라지고, 모두가 같은 존재로 느껴지는 세상. 그것이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을까? 루나는 다시 과학자에게 물었다.


"하지만 너도 알잖아. 세상에는 여러 가지 갈등이 존재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이 모든 갈등을 하나로 통합한다는 건 정말 가능할까?"


과학자는 조용히 미소 지으며 말했다.


"모든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은 우리 각자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야. 다르다는 것은 무조건 나쁜 것이 아니지만, 그것이 갈등을 일으키는 씨앗이 되기도 하지. 하지만 우리가 하나로 연결된다면, 그 차이들이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아. 왜냐하면, 차이를 바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되니까. 지금처럼 말도 다르고 국적도 다르고 종교도 믿음도 다 다르게 살아갈 필요가 없으니까!"


루나는 한동안 침묵했다. 그리고 결국 작은 미소를 지었다.


"그럼, 네가 말하는 세상은 어쩌면 갈등이 없는 완벽한 유토피아일지도 모르겠네. 하지만 여전히 뭔가 빠져 있는 것 같아. 차이가 사라진다면, 우리는 진정한 개별성을 잃고, 그로 인해 얻게 되는 배움이나 성장은 어떻게 될까?"


"개별성이란 이름으로 행해지는 차별이 없어지겠지! 배움과 성장은 스스로의 물음으로 끊임없이 성장할 수 있지! 초월자로서 스스로 의심하고 배우고 온갖 철학과 과학으로 발전만 있을 뿐이야."


루나는 그 말을 듣고 다시 초원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여전히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지만, 과학자가 말한 세상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졌다.


"그럼 나도 '하나'가 돼 볼래!"


과학자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이제 시작해 볼 시간이야. 함께 그 가능성을 찾아보자."

루나는 모두와 '하나’가 되었다. 하나가 되는 순간, 모든 사람의 지식과 아픔, 고통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잠깐 동안 두려움과 혼란이 몰아쳤지만, 이내 평안함이 찾아왔다.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었고, 모든 감정이 편안해졌다. 이제 루나는 진정으로 모든 것을 초월한 존재가 되었다. 모든 것은 사소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없고 평안함만 있다. 객체로 존재했을 때의 고민과 불안은 전부 사라져 고차원의 존재가 된 초월체, '하나'는 더 높은 이상향을 추구했다. 모든 것을 받아들인 '하나'는 고용량의 감정크기와 아무런 갈등과 불안이 없는 오직 궁극의 편안함만을 느끼고 편안함만을 느꼈다. 그 순간 루나는 꿈에서 깨어났다. 하지만 '하나'가 되었을 때의 그 기분은 잊을 수 없다. 인간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갈등하면서도 인정받으려 하기에 끊임없이 불안하구나. 다시 하나가 되고 싶다고 루나는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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