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최애음식은 김밥

by 머머씨

어른이 된 지금도 여전히 나의 최애 음식은 김밥이다.

소풍 가는 날이면 친구들은 알록달록 예쁜 캐릭터 도시락 통에 누드김밥, 계란 옷 입힌 김밥, 유부초밥등을 자랑스레 꺼내 놓았다.


내 도시락은 늘 투박하고 무거운 스뎅 김치통. 그것도 설악산 지도가 그려진 새빨간 손수건에 꽁꽁 묶인 도시락. 어린 마음에 나는 그게 왠지 부끄러워 가방 깊숙이 숨기곤 했다.

점심시간, 쭈뼛대며 뚜껑을 열면 꾹꾹 눌러 담은 김밥이 터질 듯 들어차 있었다. 시금치, 단무지, 햄, 계란... 투박해 보여도 들어갈 건 다 들어간 실한 김밥

"야, 너네 집 김밥 캡숑 맛있다! 참기름 냄새 짱"

친구들이 너도나도 하나씩 집어 먹으며 감탄했었다.


고모가 새벽부터 일어나 직접 짠 귀한 참기름을 아낌없이 발라 말아주신 김밥. 남들처럼 예쁜 통은 못 해줘도 손맛 좋은 솜씨로 밥알을 꾹꾹 눌러 담으셨던 그 마음.


돌아오는 길, 가방 안에서 달그락거리는 빈 도시락 통에 포크소리는 늘 경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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