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란의 서(錯亂之書): 혼돈과 진실의 기록
"사악한 진실의 탄환이 드높이 비상하였구나.
용감무쌍하게 날아올라 불모의 땅에 드디어 눈물을 일구었구나."
불편하고 사악한 진실, 실로 모두가 꽁꽁 감추어 세상에 피지 못한 그 진실은 진실이란 이름으로 존재한 적이 있었던가. 애초에 세상에 존재하지 않은, 메온(mēon)이지 않았던가. 이 세계에서 진실은 무엇이고, 거짓은 무엇인가. 진실은 정녕 한 치의 거짓도 품고 있지 않은가. 거짓은 정녕 한 치의 진실도 품고 있지 않은가.
짙은 흑색의 연기에 가리어진 비통한 운명을 감히 누가 판가름할 수 있을 것인가. 한밤중, 공중에서 벌벌 떨고 있는 여명에 매달려 연명하는 저 불쌍한 저울의 주인은 누가 될 것인가. 탄창은 진실을 둘러싼 모두의 손에 쥐어졌나니, 그 누가 먼저 방아쇠를 잡아당길 것인가. 그것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모두가 꺼려하는 금기의 물건은 왜, 도대체 언제부터 세상에 존재하게 되었나. 그들의 운명은? 우리의 운명은?
검은 태양이 뜨는 날, 종국에 탄환은 필연적으로 비상할 운명을 지녔나니. 모든 숨구멍을 에는 열기로 무장한 메마른 땅, 창백한 현실이 거울진 파리한 땅, 바로 우리가 딛고 서있는 이 황폐한 불모지에 탄환의 비명이 울려 퍼지면 뜨거운 한 방울의 눈물을 일궈낼지어니. 그 눈물의 인도를 받은 황야의 대지에 비탄의 진혼곡이 널리 돌풍을 일을지어다.
아아, 화답의 제피로스는 어디쯤인가. 그대는 분주히 불어오고 있는가. 여전히 머나먼 서쪽에서 침묵하고 있는가.
※ 커버에 사용된 이미지는 저작권 제약이 없는 Shashank Kumawat님의 사진으로, 아래 링크의 [Pexels] 갤러리에서 원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https://www.pexels.com/ko-kr/@shashan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