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 Reflection;
Samuel Barber, 'Adagio for Strings, Op.11'
(Performed by Leonard Bernstein · New York Philharmonic Orchestra)
시간의 맥박 위에 놓인 음들의 지속성은
자신의 시간을 잃어가는 게 두려운 것처럼 느껴진다
그들은, 저 끝에 도달해 있을 침묵이 무서운 걸까
그저 지금을 잃고 싶지 않은 순간에 대한 미련인 걸까
금방이라도 끊어질듯한
팽팽한 시간을 한계까지 잡아끄는 힘,
그리고 그 끝의 끝자락에서 피어나는 미연의 빛
스러져가는 자락에서
그리도 온 힘을 다하는 질척한 행위는
무엇을 위한 행위인가
어스름한 밤을 끌어안은 발버둥이 지나간 길에
여린 황혼이 일는다
그리 무거운 암흑만이 그를 반기진 않으리,
미온의 품에 잠기기를.
~ Writer’s Note ~
인간과 마찬가지로 음(音)은 태어난 순간부터 시간 위에 놓인다. 공간을 가득 메운 이 진동도, 감각과 사유가 흘러가는 이 시간도 언젠가 곧 끝난다. 시간 선 상에 놓인 존재자들은 저마다 고유한 진동으로 삶을 이어간다. 언제 어디서든 우연히 마주할 그 끝을 품고서. 이는 생명을 가진 존재들이 본질적으로 가지는 숭고한 몸부림이다. 우리를 둘러싼 우주를 하나의 음악으로 치환한다면, 그 음악 안에서 피어나는 음의 존재들은 여러 생명들의 삶으로 등치 된다. 유한한 모든 것들은 시간의 입장에서 그저 동일한 존재일 뿐이다. 모든 생명은 죽음을 전제로 살아가기 때문에 삶의 앞에서 평등한 자격을 지닌다. 하지만 이들은 생의 임계점에 다다라서도 여전히 죽음에 반하는 행위를 계속할 것이다. 살기 위해서. 생을 향한 명의 의지는 그 깜깜한 곳에서 깨질 듯이 환한 빛을 발하기도 해서 줄곧 그가 걸어간 길을 따라 흔적을 새긴다. 그 흔적은 그의 생을 증명이라도 해야 한다는 듯이 한동안 그곳에 잠자코 머무르다 사라진다. 그가 돌아간 곳이 부디 미온의 품이길 바란다. 이 악장이 잠기는 마지막 순간처럼.
https://www.youtube.com/watch?v=VLR7s8Rq7D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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