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문정 Jan 11. 2021

제1장. 불청객.

예상 못했던 손님.

기다린 적 없는 손님이 다가온 시기쯤이 12살 때쯤.. 내 친구가 하굣길에 내 뒤에 따라오며 묻는다...

"야.. 너 혹시 다리 다친 적 있어? 왜 자꾸 왼쪽 발을 절뚝거리면서 걸어?"

아마도 그때부터가 시작이었던 거 같다. 예상 못했던 불청객의 엄습이 덮쳐오기 시작한 게.. 어렸을 때 한 5살 때쯤 아빠가 차사고로 돌아가시고 난지 한 두 달도 채 안돼 나도 차사고가 난 적이 있었는데.. 그때의 기억은 동네 구멍가게 집 딸이었었던 친구의 꼬임에 넘어가 엄마 몰래 집을 나가 소꿉놀이하던 중.. 택시가 나를 깔아뭉개버렸었던 기억이 생생하게 난다.. 엄마가 절대 밖에 나가 놀지 말라고 그렇게나 주의를 줬었는데 엄마 말을 안 들어 천벌을 받나 보다 그런 생각이 들었었다. 택시 안에서 어느 정장을 쫙 빼 입으신 신사 같은 분이 나오시더니 날 뒷좌석에 싣고 택시기사님께 속도를 내라고 재촉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온다. 가는 도중 정장 차림의 신사분이 내 오른쪽 다리가 이상해 보였는지 잡아당겼었는데 엄청나게 아파서 으악 하고 비명을 내질르며 울었었다.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침대에 실려 가는 중  어느새 소식을 듣고 내달려온 건지 엄마 등에 포대기에 쌓여 업혀 있는 동생이 제일 먼저 눈에 띈다.

하염없이 울부짖으며 의사 선생님께

"우리 애 좀 제발 살려주세요".

라며 매달리는 엄마의 모습과 울음소리가 귓가에서 맴돌며 나도 모르게 점점 머릿속이 멍해지며.. 아빠가 돌아가실 때도 절대로 울지 않았었던 엄마가 저런 모습을 보이다니.. 그렇게나 강하게만 보였였던 우리 엄마가 나 때문에 우는 모습이 게만 느껴졌었고 이내 잠이 들었다 깼더니 침대에서 다리에 철심을 박아 오른쪽 다리를 팽팽한 쇠줄로 고정시켜 하늘을 보게끔 매달아놓아 진 내 다리가 보였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밤마다 잠에서 깨 괴성을 지르며 울음을 그치지 않았었던 기억도 생생하다. 나름대로 그 날의 사고가 고작 5살이었던 어린 나에게는 꽤 정신적으로 충격이 컸었던 모양이었다. 사고내역(?)은 전치 8주가 나왔었고 오른쪽 다리뼈가 완전히 부러져서 쇠심을 박아 고정시켰었던 걸로 기억된다.

제일 생각나는 건.. 그때 당시 엄마가 사다준 겨울용 슬리퍼를 품 안에 꼭 껴안고 언젠가 그 슬리퍼를 신고서 걷게 될 그 날을 손꼽아 기다렸었던 기억이 아직까지도 생하게 머릿속에 남아있다.

어찌 되었던 다시 열두 살 시절로 돌아가 차사고 후유증인가 싶어 그냥 친구의 그런 물음에

"어~ 어렸을 때 차사고로 다리를 다쳤었거든.. 걸을 때 아프지는 않은데 왜 그러지.."

라고  버부리고 집을 향해 쏜살 같이 달려 나갔다. 12살 그 시절.. 천천히 걷게 되면은 절뚝이는 왼쪽 다리가 더욱더 티가 날까 봐 힘차게 내달려 뛰기 시작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