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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호 Jan 16. 2017

권력과 재벌



박영수 특검이 결국 이재용 삼성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죄목은 뇌물공여, 특가법 횡령, 위증 혐의 적용.

상당히 위중한 죄목들이며 이재용이 공여한 뇌물 액수를 430억으로 본다는 보도까지 나왔을 정도이니 만만찮은 일이다.

재계에서는 언제나 그렇듯이 경제를 살리기 위해 재벌 총수를 구속하면 안 된다는 논리를 내세웠으나 박영수 특검은 "국가경제도 중요하나 정의 세우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논리로 방향을 잃지 않았다.

다르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이것은 대단한 사건이다.

삼성이다. 한국 최대의 재벌. 한국을 먹여 살린다는 삼성. 세계적으로도 순위권에 들어가는 다국적 기업 삼성전자. 그러면서도 이건희 개인의 독점적 지배하에 놓여 있고, 그 지배권을 아들 이재용에게 물려주는, 북한을 방불케 하는 삼대 세습의 기업.

이런 괴물 같은 존재가 한국사회에 있다는 것도 신기한 노릇인데, 더욱 신기한 것은 그 괴물 같은 덩치와 힘을 이용하여 온갖 불법을 자행하면서도 제대로 처벌받은 적이 없다는 것이 더 신기하다.

아니 처벌을 받기는커녕 온갖 특혜를 받는다. 법인세 세율이 얼마건 상관없이 온갖 명목으로 세금을 공제받고, 연구지원이다 국책사업이다 뭐다 해서 수시로 거액의 정부 예산을 타다 쓴다.

직원들은 오염된 작업환경에서 죽어 나가도 몇백만 원 돈질로 입을 막아 버리고, 권력 있는 검사들에게는 철철이 수천수억의 선물을 뿌린다. 이런 게 밝혀져도 문제의 본질은 뇌물이 아니라 도청이라는 말로 덮여 버리고, 문제를 폭로한 사람들만 죄를 받는다.

어느새 삼성은 우리 사회의 상징적인 권력이 되어 버린 것이다.

비록 대통령이 탄핵 소추되고 헌재에서 심판이 벌어지는 비상상황이긴 하지만, 그래도 임명된 특검, 박영수 특검이 삼성의 부회장, 실질적인 상속자를 상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한다? 대단한 사건이다.

물론 여기서 끝이 나서는 안된다.

박영수 특검이 정의를 세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듯이, 사법부 즉 법원도 그렇게 생각할 것인가?

언제나 그랬듯이 구속되어 구치소에 들어가 황제감방생활 좀 하다가 휠체어 타고 나와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대국민 사과 한마디 하고 바로 집으로 돌아가는 용두사미가 되진 않을 것인가?

분명히 준 뇌물이 있고, 분명히 받은 인간이 있고, 오간 돈의 규모까지 확인되었다. 이걸 무슨 논리로 피할 것인가?

지켜봐야 한다. 대한민국의 사법부가 이 사건을 또 엉터리로 처리하게 될 경우 우리의 미래를 밟아 죽이는 꼴이 되는 것이다. 그러지 말길 바란다.

진심으로 진심으로 간절히 권하고 싶다. 너무 큰 걸 바라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사법정의.

이 한 마디일 뿐이다. 이걸 바로 세우지 못해서 우리 사회가 지금 이 모양 이 꼴이 되었으니 이제라도 딱 하나, 바로 그 사법 정의만 바로 세워 주시길 빈다.

뱀발

그리고 마무리로 덤 하나, 지적해 둘 것은 지적해 두고 넘어가자.

박영수 특검이 임명될 당시, 단지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이 추천했다는 이유로 특검은 망했다고 주장하던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섣부른 판단과 근거 없는 주장들이 난무했다. 그 사람들 모두 사과했으면 좋겠으나 그럴 일은 없겠지. 하지만..

스스로 자신들이 제일 잘 알 것이다. 반성하시라. 그리고 앞으로 그런 짓 반복하지 마시라.

그런 게 바로 무개념 진영논리의 대표적인 것들이니까 말이다.

박영수 특검, 힘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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