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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호 Feb 18. 2017

김용민 입당, 그리고 제명



<나는 꼼수다>로 유명한 김용민 씨가 돌발적으로 자유한국당에 입당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자유당원 김용민의 이름으로, 김진태 동지, 이노근 동지를 부르며 태극기가 넘실대는 세상을 건설하자고 외치는 입당의 변까지 발표를 했다. 




물론 김용민 씨는 자유한국당에 입당할 만한 정치적 스탠스를 가진 인물은 아니다. 오히려 그 정반대의 입장을 가진 인물로, 이번 입당은 누가 봐도 당연한 조롱성 퍼포먼스. 현재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각종 방송을 제작하고 있는 김용민 씨의 입장에서는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볼 수도 있는 그런 퍼포먼스였던 것이다.

그러나 김용민 씨의 자유한국당 입당 퍼포먼스는 반나절만에 의결된 신속한 제명조치로 마감되는듯하다.

물론 자유한국당의 입장이 이해는 간다. 박근혜 탄핵으로 인해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당까지 쪼개지고 쓸만한 대선 후보 하나 없는 긴박한 상황에 이런 조롱까지 당하게 되면 불쾌할 것은 당연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무리 급박한 상황에 처했다 하더라도 이런 개그 퍼포먼스에 대해 너무 짜증 섞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별로 보기 안 좋다. 급할수록 여유 있게 처리할 수는 없을까?

그냥,

"과거 잘못된 정치사상에 물들어 세상을 소란케 하다가 이제 정신을 차리고 돌아온 탕자가 된 김용민 동지를 환영한다, 하지만 그간 해온 죄과로 인해 각종 당내 선거의 투표권 등, 당원의 권리는 유보하는 걸로 하겠다, 건투를 빌며 욕설은 하지 마시길 빈다."

이 정도로 맞받아칠 수 있는 여유는 없는 걸까?

멋진 언어로, 때로는 기발한 개그로 다투는 그런 정치를 보고 싶다는 내 희망은 대한민국 정치판에서는 아직은 시기상조일까?

속으로야 피눈물을 흘리며 이를 갈고 싸우더라도 겉으로는 웃으면서 기발한 농담과 조롱으로 응수할 수 있는 문명인들의 정치판을 보고 싶다는 것이다.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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