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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량화 Nov 22. 2024

호박지를 아시나유?


주방 바닥에 단지 하나가 음전스레 앉아있네유.


꿀단지로는 좀 크고 장 단지로는 너무 쪼맨한 이 안에 무엇이 들어 있으려나유.


바로 겨울철 별미인 충청도의 향토음식 늙은 호박김치가 담겨 있는 항아리인데유.


날씨가 썰렁해지면 추위를 견딜 수 있도록 영양공급을 충분히 해줘야 허구


속이 따땃해지도록 전골류나 찌개를 끓여 먹곤 허잖아유.


그렇게 충청도에서는 서리 맞아 착 가라앉은 호박 줄거리 사이에서 둥실허니 잘 생긴 청둥호박을 거두어들였다가


김장 담고 남은 자투리 재료들과 양념들을 그러모아 거기다 누런 호박 썩썩 썰어 넣고 버무려 호박지를 담지유.


예전엔 갓 건져낸 싱싱헌 민물 새우, 생태 대가리, 황새기, 게 등등 여러 해물이 들어가


단백질이 풍부해서인지 맛도 구수혔어유.


통상 늙은호박김치라고도 허나 충청도에서는 호박지라 부르는디 지져먹는 김치라서 호박지라 허나봐유.


숙성시켜 푹 익히지 않은 채 그냥 상에 올려도 되지만 보통 찌개로 메루치 몇 마리 집어넣구 즉석에서


보글부글 끓여 먹으면 달달하고 시원헌 국물 맛이 일품이거든유.


점잖은 상차림에는 어울리지 않는 서민적인 소박한 찬 감으로


식구끼리 둘러앉은 두레 밥상 중심에 놓인 뚝배기에 스스럼없이 수저 들락거리게 맹그는 그런 만만헌 음식이지유.


뉴저지에서는 뒤뜰에다 몇 구뎅이씩 호박을 심어 늦가을이믄 미끈헌 청둥호박을 솔찮이 수확했는디


캘리포냐 날씨에서는 넝쿨조차 벋지 못 허구 설랑 타버려 여름철 호박잎 쌈도 구경 허기가 힘들데유.


어릴 적 외할머니 손맛이 담긴 혀끝의 미각을 기억하는 딸내미가 올해도 마켓에서 잘 익은 맷돌호박을 사 왔구먼요.


딱딱헌 껍질을 벗겨야 허는 일이 좀 성가시나 저야 당연 너무나 반기는 향수 깃든 입맛으로의 초대라서


호박김치 담그는 일이 콧노래가 흥얼거려질 만큼 즐겁지유.


다만 늙은 호박이라믄 호박죽 외엔 익숙지 않은 울 집 아재는 별 김치를 다 담가먹는다믄서


여전 그 맛이 생소하게 여겨지는 모양이더라구유.


임도 보구 뽕도 딴다듯이 베타카로틴의 보고라는 늙은 호박으로 고향의 맛을 즐기믄서


한편으로는 면역력 강화에다 항산화 효과며 눈 질환 예방에 항암 효과까지 볼 수 있다니 이보다 더 좋을 수가~~


늙은 호박은 애호박보담두 식이섬유, 철분, 칼륨, 카로틴, 비타민 A, B2, C가 풍부하며

칼슘은 단호박보다 약 7배, 철분은 단호박과 애호박보다 2배가량 많이 함유하고 있다네유.


늙은 호박이 지금 한창 철이라서 시중에 흔하고 가격도 저렴허니 댁에서두 한번 촌 음식 시식해 볼 겸 시험 삼아 담가보세유, 후회하지 않을거구먼유.


김치 담는 법은 아주 쉬워 배추김치나 깍두기 담는 거와 동일허니께 생각 있으믄 시도해보셔유.


재료; 배추와 열무청, 늙은 호박, 젓갈(새우젓 등 취향에 따라 선택), 마늘 생강 파 등 기초 양념과 찹쌀 풀.


만드는 법;


1. 껍질을 벗긴 호박은 납신하면서도 도톰하게 썬 뒤 소금을 약간 쳐둔다.


2. 배추와 열무청은 소금에 절였다가 먹기 좋은 길이로 썬 뒤 찬물에 씻어 바구니에 건져둔다.


3. 마늘과 생강, 젓갈을 곱게 간 양념에 고춧가루와 소금을 넣고 양념장을 만든다.


4. 호박과 배추를 섞은 뒤 양념장과 묽게 쑨 찹쌀 풀을 넣어 버무린다.


5. 물기 없는 단지나 유리병에 담아 숙성시켰다가 끼니때마다 뚝배기에 넣고 멸치 다시 물을 부어 끓인다.


한국 음식이야 대충 눈대중과 짐작으루다 설렁설렁 만드는 거 아니겠어유.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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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달인 섬머님이 배추를 통으로 절이느냐 하니 움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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