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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량화 Dec 05. 2024

봄날 같은 12월 이야기

매듭달.


예쁜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꾸며지는 엘에이 시내 그로브 몰이 생각나 나선 걸음이다.

이 십여 년 전 겨울밤에 여길 딸내미가 구경시켜 줬는데 그때부터 연말이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장소이기도 하다.

하여 엘에이 사는 분들에게는 낯익은 Grove Mall과 Farmer’s Market(The Original Farmers Market)을 오후 한나절 다녀왔다.

작은 숲이라는 이름대로 아기자기 한나절 거닐기 좋은 그로브몰.

이탈리안 풍의 건물에 레스토랑과 극장 서점 각종 매장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고 항상 관광객과 쇼핑 인파가 몰려다니는 곳이다.

요즘은 어디나 흔한 음악 분수쇼도 펼쳐지고 길거리 음악도 심심찮게 열린다.

도시 변두리에서 농산물을 가꿔 직접 팔러 나온 한두 사람 농부들에 의해 시작되었다는
파머스마켓은 과일 채소 빵 육류나 치즈를 파는 재래시장으로 서로 이웃해 있다.

마켓 안에는 양이 푸짐한 노천식당도 여럿 있다.

한 해가 마무리되는 십이월은 크리스마스가 기다리는 달이다.​​

파머스마켓의 상징 시계탑을 지나 하늘을 나는 산타를 만나러 일로 직진, 까만 밤이면 더욱 운치 있겠지만 암튼,

조금은 때 이른 캐럴이 은은히 흐르는 가로변 가게들 쇼윈도마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위한 고급스러우면서도 모던한 인테리어가 시선을 끈다.


댕댕거리며 손님을 부르는 트롤리버스도 있으나 한눈팔 새 없다.

건공 중엔 빛나는 눈송이 송이송이, 공원에 이르자 데커레이션 화려한 크리스마스트리를 중심으로 펼쳐진 잔디밭에는 아기들을 데리고 나온 나들이객과 친구와 여유시간을 즐기는 시민들로 꽤 붐빈다.  

천진난만해서 이쁜 아가들은 천사의 표정을 지으며 건강하게들 뛰어다니고 엄마들은 아가 뒤를 따르며 요모조모 사진으로 남겨두기 바쁘다.

오래전 그 자리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배경 삼아 딸이 사진을 찍어줬듯 다시 인증 사진도 한판 찍고 청록과 빨강처럼 보색대비도 선명한 풍경들과 금색 은색 반짝대는 주변 곳곳을 사진에 담아둔다. ​​

치즈케이크 팩토리에서 케이크 두 쪽 먹고 뒤돌아서서 이번엔 색색의 싱그런 과일이 기다리는 파머스마켓 행.

옛날 옛적인 1880년 A.F.Gilmore 씨는 그의 파트너와 함께 일리노이에서 서부로 왔다.

 256 에이커의 인근 토지를 사들인 대농 길모어 가계에서 출발하여 20세기에 들어오며 Gilmore Oil Company를 오픈하므로 그 일가는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이후 파일럿이었던 아들 E.B.Gilmore는 인접한 할리우드가 번성함에 따라 자동차 경기장에 야구장 축구장을 운영하며
당대 최고의 스타인 빙 크로스비, 바바라 스탠윅 등과 교류하며 한 시대를 풍미하였다.

 이후 대공황이 닥치자 가난한 농부들이 손수 가꾼 농산물을 트럭에 싣고 와 파는 데서 착안,  E.B는 그들에게 공동 판매 공간을 제공하므로 1934년에 이르러 형식을 갖춘 파머스마켓이 문을 열게 되었다.


이는 내 취미인 역사 둘러보기로, 여길 찾게되는 빼놓을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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