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실행
신고
라이킷
8
댓글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무량화
Dec 04. 2024
대서양에서 고등어 낚시
뉴저지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어요.
백수(白壽)의 모니카 할머니께서 위령성월 마지막 날 눈을 감으셨다는 호상 소식을 전하면서요.
마침 교우들이 낚아온 고등어가 무진 많아, 할머니 장지에서 돌아와 추위도 덜 겸
사목
회장 집에 모여 고등어 바비큐판을 벌였다네요.
문득, 십여 년 전 기억 저편에 저장된 뉴저지 시대가 아련한 그리움으로 떠오르데요.
쌩한 겨울, 대서양 고등어는 제철을 맞지요.
눈 두터이 덮인 필드, 해서 하얗고 쬐맨한 골프공이 보이지 않는 한겨울 주말이면 새벽같이 바다낚시를 가곤 했는데요.
블루피시나 고등어 물고 땡기는 강한 입질로 손맛 꽤나 좋은 겨울 낚시 시즌 맞아 우리는 에스키모 차림인 채 바다로 고고~!
12월, 기대에 부풀어 출조한 블루피시 낚싯배는 완전 헛탕이었지요.
낚싯대 물속에 내릴 수도 없는 난바다 난기류였거든요.
해서 일동 모두 키질하는 갑판에서 뱃전 부여잡고 멀미만 잔뜩 하고 퇴각했지요.
배를 따르는 극성스러운 대서양 갈매기떼 구경만 실컷 하고요.
두 번째 출조는 고급 어종인 블루피시 횟감에 대한 욕심 버리고, 대신 수수한 고등어로 결정했어요.
당시 1인당 50불인 승선비를 내고 한나절 낚시 끝에 저마다 쿨러 가득 채운 넉넉한 어획고, 흐뭇하고 말고요.
자반고등어로 손질해 착착 쟁인 비닐봉다리가 냉동실에 그득해지더군요.
봉지 하나씩 교우들에게 전해주고 나머지는 공동체 반 모임 때 바비큐 감으로 쓰였지요.
겨울 고등어는 나처럼 비린내 싫어하는 식성에도 과히 거슬리지 않는 꽤 괜찮은 찬감이었어요.
내일은 한인마트에 가서 등짝 시퍼러이 물 좋은 고등어를 사 와야겠어요.
상태
신선하지 않으면 간고등어 한 손이라도.
겨울무 제법 맛들었으니 바닥에 깔고 양념 매콤하게 얹어 고등어 무 조림을 해볼까 싶네요.
keyword
고등어
낚시
뉴저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