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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량화 Apr 14. 2024

미션의 보석 ㅡ산 후안 카피스트라노 미션

캘리포니아 미션

산 후안 카피스트라노 (Mission San Juan Capistrano) 이름도 긴 데다 발음도 까탈스럽다.


몇 년 전 처음 을 때 매우 인상 깊이 각인된 곳으로, 달력에 동그라미까지 해둔 성요셉 기념일 기해서 제비축제(Fiesta de las Golondrinas)를 보러 일부러 찾았었다.


요즘 거지반의 축제라는 것이 요란스럽게 떠벌리기만 했지, 제대로 때를 못 맞추면 알맹이는 실종되기 일쑤로 막상 제비 없는 제비축제였다.


지구촌의 심각한 기후변화 탓으로 삼월도 이슥해졌건만 날씨 쌀쌀해 남쪽 제비 떼가 꼼짝달싹하지 안 하니 어쩔 도리가 없는 일.


인파는 계속 몰리고 쿵작쿵작 풍악소리만 시끄러워 이내 미션을 물러났다.


한여름철, 샌클레멘테 피어에 가다 보니 미션  이름을 단 역사가 있기에 다음번에 들러보기로 했다.


기차를 타고 다시금 미션을 찾았다. 세 번째 방문이다.

토요일 오후 2시 미션 근처에 이르자 천상에서 울리듯 댕그랑거리는 종소리가 들려왔다.

종소리의 환대까지 받으며 미션에 들자
꽃 만발한 정원과 고풍스런 교회를 배경으로 웨딩 촬영하는 커플들이 유독 눈에 많이 띄었다.  

그렇듯 Mission San Juan Capistrano는 고색창연한 건축물과 사철 아름다운 정원이 조화를 이뤄 미션의 보석으로 불린다.

선인장꽃에 칸나, 장미며 상사화, 히비스커스뿐 아니라 연못의 수련도 한창이었다.


지진으로 붕괴된 Great Stone Church는 로마 유적지 못잖게 장엄 중후하다.

무너진 벽면을 살펴보면 철근 사용 없이 돌과 몰타르만으로 건축되었음을 알 수 있다.

미션 후원에는 양초와 비누를 만드는 시설, 포도주 담그는 확, 옷감과 가죽에 물을 들이는 장소 외에 심지어 철광석을 녹여 쇠를 만드는 용광로까지 갖춰져 있었다.

1806년에는 인구가 천명이 넘고, 소가 만 마리나 넘을 정도로 번성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는 곳다웠다.

가톨릭과의 관계를 떠나 캘리포니아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게 해주는 교육의 현장인 미션들.

이날도 학생들을 대상으로 아도비 벽돌 만들기와 사금 채취 현장학습을 진행하고 있었다.

미션 내에는 당시 선교사들과 함께 파병된 스페인 군사들의 모습, 인디언 원주민들의 생활상등이 담겨 있는 전시실이 여러 곳이라 어딜 가나 볼거리도 풍부하다.

아메리칸 인디언들과 멕시칸 그리고 스페인 문화가 어우러져 다국적 색채를 띈 문화체험을 한자리에서 할 수 있는 미션인 셈이다.


이 미션은 캘리포니아 스물한 개 미션 중 일곱 번째 미션으로, 15세기 이탈리아의 프란체스칸 신부였던 Giovanni da Capistrano의 이름을 따서 미션명이 지어졌다.

한 세기가 지나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한 멕시코정부는 미션의 토지를 환수하기 위해
세속화 법(Secularization Law)을 만들어 미션을 분할 매각했다.

1850년 캘리포니아를 미국의 주로 합병시킨  후, 1865년 3월 18일 링컨 대통령이 미션을 가톨릭교회에 돌려주는 문서에 서명하므래의 위치로 환원됐다.  


이번 방문중 가장 흡족스러운 시간을 가진 것은, 세라 채플 입구에 감실처럼 만들어진
Sat Peregrine's 기도실에서 오래 머물 수 있었던 점이다.

거기다 네시 반에 시작되는 토요특전미사에 참례할 수 있어서 얼마나 뿌듯했던지...

바디칸못잖이 장엄한 분위기 속에서 미사를 마친 다음 여유 있게 6시 11분 기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미션 입구에서 좌측으로 들어가면 중앙정원이 나오고 우측의 Sacred Garden을 지나면 Bell Wall

종탑 아래가 세라 채플로 1777년 완공된 뒤 현재까지 사용 중인 가장 오래된 건물로 공인

ㅁ자 구조의 건물과 건물을 연결시키는 회랑

The Great Stone Church는 강도 7의 Wrightwood 대지진으로 건물 한 벽만을 제외하고는 모두 붕괴

미션 뒤편에 새로 지어 현재 미사를 봉헌하는 바실리카성당

Bell Wall - 네 개의 종 중에서 큰 종 두 개는 1796년 제작, 작은 종은 1804년 제작

테라코타빛 기와지붕에 푸르게 낀 세월의 이끼

기다란 회랑 벤치에 앉은 한 신사는 목하 독서 삼매경

올리브유를 짜던 맷돌

1979년부터 약 9년에 걸쳐 지어진 180피트 높이의 아름다운 비잔틴 양식 건물인 석조 성당은 지진으로 폐허

대성당과 함께 무너진 높이 37미터의 종탑이 있던 자리를 기억하고자 만든 종루

회랑 아치 사이로 바라본 Cenrtral Courtyard

미션 박물관에 전시된 1865년에 서명 날인한 링컨의 싸인

팔각형의 연못 중앙에는 분수대, 그 둘레에 담뿍 수련 피고 잉어가 노니는 이런 연못이 두 개다

스페인 최초로 캘리포니아를 탐험한 사람이 타고 왔다는 말의 동상

아르헨티나에서 6천 마일을 날아 찾아온다는 제비의 집, 제비 축제 (Fiesta de las Golondrinas)가 해마다 요셉축일에 열린다

 Junipero Serra 신부가 강론한 성당으로는 유일하게 현존하는 건물로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성당 & 전면 금칠 화려한 조각장식은 바르셀로나에서 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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