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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간 폐교에 잘 가꾼 정원이 있다-2

사색의 뜰

by 무량화 Feb 2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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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사물이 어울려 완성시킨 풍경.

정원을 걷노라면 절로 사색 깊어진다.

거기에서 그렇게 인간 본연의 순결한 정신과 해후한다.

본질과의 조우다.

김영갑갤러리, 알만한 이는 다 아는 곳.

발밑에서 사각거리는 마사토 소리가, 젊어 떠난 영혼의 안타까운 셔터 소리 같다.

루게릭에 사로잡혀 셔터조차 누를 손가락 힘이 없어지는 일, 상상만 해도 먹먹해진다.

신록의 잎잎 윤기 넘치는 계절에 찾은 건 천만다행이다.

생기 찬 오월이기 망정이지 쓸쓸한 만추에 왔더라면 추연한 정서에서 오래 헤어나지 못했을 터이므로.

아마도 며칠은 나른한 몸살기 치러야 할 거 같으니까.

일단 밖에서 한껏 싱그러운 신록 빛으로 기 충전을 시키고 천천히 갤러리로 향해야겠다.

제주에 취하고 오름에 빠진 젊은이가 용오름 사진 신들린 듯 찍었다는데...

외진 삼달국민학교 폐교 터를 얻어 두모악갤러리 만들어 놓고는 마지막 혼신 다해 정원 가꾸다가 떠났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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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꾼 정원'으로 선정된 이력을 보나따나 온 열정과 성심 쏟아부어 조성한 표 역력하다.

화목 한 그루 들꽃 한 무더기도 허투루 배치하지 않았다.

무심코 내려놓은 듯 한 화산석이며 분재 같은 나무 하나마다 일일이 앉을자리 가려 알맞게 들어앉혔다.

얘네들, 수도 없이 쓰다듬었을 눈길 손길이 느껴져 애틋해진다.

헤살 부리듯 얹어놓은 토우 언저리에는 동심으로 사는 벗의 웅숭깊은 정이 배어있다.

겨자빛 햇잎마다 기름 바른 듯 빛나는 감나무엔 감꽃 숨어서 수줍게 미소 짓는다.

소담스러운 찔레 덤불 흰꽃 향기롭고 때죽나무 조롱조롱 매달린 새하얀 꽃 귀여웁다.

두어 바퀴 앞마당 정원 따라 걷고는 후원에 들어 또 한참을 걸었다.

무인 찻집 대신 오죽 숲 옆 공터 잔디밭 테이블에 앉아 느리게 기우는 오후 햇살 즐기다가 천천히 전시장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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