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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염을 위한 변호

by 무량화


한 음식칼럼니스트가 잘라 말하길 대형 장공장에서는 '더러워서' 천일염을 쓰지 않는다고 했다.

천만의 말씀, 우선은 계산이 안 맞아서이다.

사업상의 수지타산으로 따지자면 일반 정제염보다 천일염이 kg당 더 고가이므로 훨씬 비싸게 먹힌다.

라면이나 장류 등 가공식품을 대량으로 만들 때 천일염을 사용하면 표준화된 제품 생산이 불가능한 점도 있다.

천일염은 같은 염전에서 생산되더라도 롯트별(제조단위별) 염도가 다르다.


온도, 계절, 강수량, 일조량 등 다양한 변수가 있기 때문에 언제나 똑같은 제품이라 볼 수가 없다.

나트륨 양을 잘못 표시하면 식품위생법 위반이 되는 데다 천일염을 사용해 가공식품을 만들었다면 소금함량 차가 롯트별로 발생하므로 제품의 맛이 달라지게 돼 가공식품 제조사들은 일단 천일염 사용을 꺼린다.

거기다 가격도 한층 비싼 데다가 가격 변동성 또한 큰 이유도 있다.

식염(salt)의 법적인 정의는 ‘해수나 암염 등으로부터 얻은 염화나트륨(NaCl)이 주성분인 결정체를 재처리하거나 가공한 것 또는 해수를 결정화하거나 정제·결정화한 것’을 의미한다.

귀한 금과 같은 반열에 세운 小金은 한국인의 경우 으레 세상에서 절실히 필요로 하는 '빛과 소금'부터 떠올리게 하고 동시에 굵은 천일염을 연상한다.


그처럼 소금은 천지의 이치와 기운으로 만들어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천일염은 물이란 음의 기운. 양의 기운인 햇빛. 거기에 땅과 사람의 기운이 섞이어 만들어지는 결정체다.

흔히 말하는 천지인의 기운이 담겨 있어 음양의 조화에 따라 음의 결정체인 나쁜/사악한 기운을 물리치는데 쓰기도 한다.


재수 없는 일이라도 당하면 대문간에 소금 한주먹을 휙~뿌리던 민속이 그러하듯 만일 그때 발 굵은 천일염이 아닌 입자 고운 정제염을 뿌린다면, 글쎄다.



천일염은 순수 자연의 선물이다.

천일염의 '더러움'이 곧 인체의 생명 물질인 30~100여 종의 미량무기물(미네랄) 함유를 뜻한다는 과학적 사실이 국내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지 않은 일이다.

천일염에 불순물이 많이 들어있는 것은 필연적이자 숙명적인 귀결이다.

생산방식이나 환경오염문제 등 위생상 하자가 있다고 하는 점은 생산업체들도 인정한다.

국민의 건강을 위해 위생기준을 강화시킬 필요는 분명 있다.

천일염이란 원래 노지에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는 과정과 여건상 청결유지가 애매할 수밖에 없다.

바다에서 직접 얻는 것이기에 당연히 먼지와 풀 부스러기, 미세한 흙, 갯벌모래가 섞여 들기도 한다.

이런 점 때문에 장을 담그기 전 소금물을 녹여 충분히 가라앉혔다 윗물을 따라 걸러서 쓰며, 김장을 절인 다음에는 보통 서네번 이상 정하게 배추를 씻어서 헹군다.


이때 절임용 소금은 배추에 묻은 농약이나 세균제거 역할을 한다.

1963년 제정된 염관리법에 의하면 오랫동안 천일염은 식품이 아닌 광물로 분류됐다.

천일염이 긴 세월 동안 전통식품 등과 그 궤를 같이해오고 있으나, 염관리법 제정 이래 45년간 식품도 첨가물도 아닌 광물질로 취급되다가 법이 개정되어 2008년 3월 28일부터 식약청은 천일염을 식품으로 공식 인정했다.

소금의 입장에서 보자면 천신만고 끝의 회생이라 할 만큼, 오랜 세월 감내해 온 오해와 부당한 천대에 대한 보상이었다.


헌데 한 맛칼럼리스트의 일방적 주장으로 겨우 기사회생한 천일염이 난데없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과학자의 엄격한 실험실에서나 적당히 대중 잡아 간 맞춰서 손맛을 내는 평범한 어머니의 부엌에서도 천일염의 장점이며 미네랄 효과는 분명히 검증됐음에도 불구하고.



천일염은 갯벌 염전에 바닷물을 가둬두고 자연 증발시켜 만든 소금을 말한다 .

소금의 염도가 강하고 쓴맛이 적어 식용 소금으로 많이 쓰이며 발효식품을 만들 때는 특히 선호한다.

정제염보다 천일염은 염전에서 해수를 증발시켜 얻기 때문에 미네랄이 상대적으로 많으며 칼슘이나 마그네슘, 아연, 칼륨 등의 무기질이 풍부하다.

정제염은 천일염과 달리. 바닷물을 특수한 여과조에 담아서 Na+ 이온과 Cl-이온으로 전기분해한 후 증발관에 넣어

수분을 증발시킨 후 원심분리기에 돌려서 수분을 제거한 소금으로 정제된 탓에 순백색을 띠고 있어 깨끗하나 염화나트륨이 99.8%나 차지하기 때문에 매우 짜다.


이렇게 화학적 공법으로 얻어낸 순도 높은 염화나트륨의 결정체가 정제염이다.


기계공정을 거쳤기 때문에 기계염이라고도 한다.

정제염은 공장에서 바닷물을 화학적 처리를 한 고 순도의 염화나트륨. 정제염은 순백색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표백제가 첨가되기 때문에 또 다른 해악을 불러온다.


뿐만 아니라 정제염을 소포장하여 시중에 공급하는 동안에 소금이 굳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청산가리 성분의 약품을 첨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더욱 유해한 소금이 되고 있다.


이런 유해한 소금이 건강을 해치게 된다.

그럼에도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값이 저렴해 식품회사에서 많이 이용하고 있다.

불순물을 거의 제거했기 때문에 위생적이지만 몸에 좋은 미네랄 성분도 함께 제거되어 다른 소금에 비해 영양적인 면에서는 좋지 않다는 게 식품영양학자들의 중론이다.

천일염은 해수를 끓여서 만드는 우리 전통방식이 아니라 일제 강점기에 들어왔다는 점을 부각시켜 은근 국민감정을 자극한다.


그러면서 일본은 천일염을 애당초 만들어 먹지 않았다고 한다.


나아가 천일염은 환경호르몬 문제도 걸리고 생산방식이 낙후되어 그 자체가 더럽다는 주장이다.


소금이 추접다?


그건 이미 소금이 아니다.


실제 소금의 주성분인 염화나트륨은 독극성의 겁나는 물질이다.


게다가 소금물에 담갔던 대못을 보여주면서 쇠도 녹스는데 당신의 몸이 어찌 말짱하겠느냐고 들이대면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


하여간 겁먹지 않을 사람이 드물 것이다.



중앙대 신방과 출신의 맛칼럼리스트인 황교익의 먹거리 Why? 파일이 한국에서 작은 회오리를 일으켰다.

그가 CBS 라디오에서 한 '천일염의 비밀'로 마치 세기의 음모라도 적발한 양 신나서 천일염을 매도했다.

그는 "천일염의 나트륨 함량은 80~85%인데, 정부기관 등의 자료에는 미네랄을 뺀 나머지 13~18%가 무엇인지 표시되어 있지 않다"며 "무엇인지 적어놓아야 하는 게 정상이다.


천일염의 물 함량을 표시하지 않은 것은 천일염에는 나트륨이 적어 건강에 좋다는 거짓 신화를 만들기 위한 꼼수"라고 지적했다.

천일염은 나트륨 함량이 적어 건강에 좋은 소금 맞다.


천일염에는 나트륨이 확실히 적다.


또 칼슘, 칼륨, 마그네슘 등 미네랄이 포함되어 있다.

미네랄은 천일염에는 많고 정제염에는 적은데, 둘 다 대충 1~2% 된다.


정제염의 나트륨 함량 98~99%에 미네랄 1~2%를 더하면 100%가 맞아떨어진다.


천일염은 미네랄 함량을 넉넉잡아 2%로 보고 여기에 나트륨 함량 80~85%를 더하면 82~87%가 나온다.


나머지 13~18%가 빈다.


정부기관 등의 자료에는 이 13~18%가 무엇인지 표시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트집 잡는다.


정제염의 경우처럼 백분율은 그 숫자를 더하면 100이 되어야 하므로 천일염에서 차지하는 13~18%가 무엇인지 적어놓아야 하는 게 정상이란다.


숨겨져 있는 그 13~18%는 물이다.


정제염에는 물이 없고, 천일염에는 물이 13~18% 함유된 것이다.


그것이 좋은 걸까, 과연 나쁜 걸까.



응당 관심이 가는 내용이라 CBS에서 옮겨온 그 글을 읽어보고는 천일염에 대해 다시 검색에 들어갔다.

먼저 장을 집에서 담그는 내 경우 정확히 한국산 천일염만을 고집한다.

요즘은 중국산이 한국산으로 둔갑을 해서 유통시장을 교란시키므로 일단 속내용을 모르면 값을 더 주고 비싼 걸 사라, 는 말대로 믿을만한 회사의 가격이 높은 제품을 구입한다.

Umbrella Girl이라면 다 아는 미국 소금 브랜드 몰튼 솔트는 소금에 탄산마그네슘(지금은 규산칼슘을 사용)을 배합해 습기에 강한 소금으로 개발한 정제염이다.

미국에서 배추를 절이거나 장을 담글 때 일부 교민들은 그 소금을 사용하기도 하나 염도가 더 높아서인지 뒷맛이 쌉쌀하다는 것을 센시티브 한 미각이라면 당장 알아차린다.

천일염에는 칼륨 0.31%, 칼슘 0.14%, 마그네슘 0.98%, 황산이온 1.86%, 수분 9.8% 등 총 13% 내외의 함유물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그중에서 수분을 제외한 미네랄 함량만을 보면 정제염 0.25%, 천일염 3.2%다.


발효 식품의 장인들이 천일염을 고집하는 이유다.

천일염을 사용해야 김치·장류 등 전통 발효 음식이 깊은 맛을 낸다는 건 경험해 본 사람은 다 알지만, 그 상식이 법률에 적용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이렇듯 천일염이라야만 염장식품들에서 발효나 숙성이 제대로 이루어진다는 것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늘 문제가 끊일 새 없는 나라, 서로 이해가 상충되는 정책들에 발목이 잡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현시국이다.

이 문제도 국민 스스로가 정제염과 천일염 각각 장점을 살려 기능에 맞게 용도별로 선택해 사용하면 될 일로 갑론을박 논란의 단초를 제공하는 것은 혼란만 야기할 뿐 국민건강 발전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


말이 난 김에 천일염의 품질표준화와 위생문제해결 노력부터 우선해야 할 줄로 안다.

소금의 케비어라 불리는 프랑스산 고급소금인 게랑드 소금도 똑같은(농약/위생) 문제를 안고 있으며, 문화상품일 뿐 실제 프랑스인들은 거의 먹지 않는다고 그는 단언한다.


결코 아니다. 생산량이 턱없이 적다 보니 고가이기도 한 데다 식생활이 우리와 달라 우리가 천일염 쓰듯이 많이 쓰지 않는다는 것은 간과한 발언이다.

한주소금(대량생산 시스템을 가진 한국 정제염)과 관련 정제염 예찬칼럼을 쓴 바 있는 그는 이명박 정부 당시 한식의 세계화 구호에 따라 명품소금으로 키우려는 과욕이 빚은 천일염 육성정책은 이제 재고되어야 한다고도 목청 높이는 속내가 궁금하다

그러나 명품소금으로 불리기 충분한 이유는, 많은 이가 천일염은 모두 미네랄이 많을 거라 생각하는데 전 세계 천일염 대부분은 미네랄이 거의 없고 염화나트륨함량이 99% 이상이라는 점이다.


한국산 천일염은 독특한 생산방법과 생태환경에 의해 미네랄 함량이 많다는 사실을 그도 분명 알고 있을 텐데 Why?속셈은???.... 2015년


* 혹여 소금장수나 염전주인으로 오해하지 마시길.


https://youtu.be/UdFy53lK3TE?si=sgjqdpRw9HR0JSl_

https://youtu.be/t7BAp2Mptac?si=KGYfSCJ9hQdBTbx8

https://youtu.be/8SecQygK1no?si=y1BCeveXIpehK-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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