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 리턴한 그 해 연말.
광안리해수욕장의 하늘과 바다를 화려하게 수놓는 부산불꽃축제가 토요일 밤에 열렸다.
제15회째를 맞는 이 불꽃축제는 국내 최대 멀티미디어 해상쇼로서의 명성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부산에 가면>이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사랑, 열정, 평화 등의 테마로 진행된 불꽃축제는 세 시간에 걸쳐 펼쳐졌다.
특이한 컬러의 이과수 불꽃, 나이아가라 불꽃 등은 시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으며 탄성을 발하게 했다.
화면이 아닌 실제로 환상적인 불꽃놀이 구경을 한 건 미국에서였다.
누구나 처음엔 그러하듯 미대륙은 놀랍고 신기한 것 투성이었다.
뒤뜰에서 오이 순을 따먹는 사슴이 놀랍고, 스컹크며 낯선 동물 아포섬이 섬뜩하면서도 놀라웠다.
불티처럼 무수히 날아오르는 반딧불이 신기하고 단풍나무 그늘에 흔하디 흔한 다람쥐도 신기하고 태평스레 풀을 뜯는 토끼도 신기했다.
그 경이로움이 차츰 평범한 주변의 풍경으로 시들해져 갈 무렵쯤.
정형화된 일상의 타성에 매몰된 내게 깜짝 놀랄만한 구경거리가 나타났다.
독립기념일 불꽃놀이다.
일찌감치 델라웨어 강가 전망 좋은 곳에 자리를 잡았다.
뉴 밀레니엄을 맞아 필라델피아에서 개최된 독립기념일 불꽃놀이는 엄청나게 화려했다.
규모도 대단하지만 수도 없이 그야말로 아낌없이 펑펑 쏘아 올리며 환상의 세계를 펼치는 불꽃.
하도 많이 발사하니 화약냄새로 공기 매캐할 지경이었다.
그러나 예서제서 터지는 탄성, 탄성, 탄성.
축포 소리에 이어 솜사탕처럼 번지기도 하고 팝콘처럼 터지기도 하며 청남빛 밤하늘을 수놓는 화려한 불꽃 쇼는 사람들 정신을 홀려버렸다.
명멸하는 오색의 빛. 눈사태가 일어나는가 하면 빛의 폭포가 쏟아져내리기도 하고 빛의 분수가 치솟기도 하면서.
한껏 황홀하게 피어났다가 절정의 순간에 스러지는 그 찰나의 생명은 얼마나 눈부신가.
프로방스의 별밤이 열리고 먼 도회의 야경이 펼쳐진다.
창공을 캔버스 삼은 고흐의 별밤이다.
그보다는 크고 작은 꽃송이가 연달아 피어나는 밤하늘이다.
보석 상자가 열리기도 하고 천만 송이 야생화가 한꺼번에 피어나기도 한다.
빛으로 향기를 대신하는 아름다운 꽃송이다.
형형색색으로 작렬하는 불꽃은 크리스털 샨데리아였다가 고대 왕국의 찬연한 왕관이었다가 달빛아래 부서지는 은파도 되고 푸른 종소리처럼 결결이 흩어진다.
와아~와아~저마다 환호성이 연발로 터졌다.
광안리해수욕장 바로 눈앞에서 불꽃축제를 구경하지만 그 못지않은 관람 명소가 동백섬, 이기대, 황령산들로 불꽃쇼 포인트다.
매년 11월 첫째 주 토요일이면 광안대교 차량 통행을 전면 통제된다.
인근 광남로와 해변로 등 이면 도로까지 통제됨은 물론, 발짝을 떼어놓기 힘들 만큼 엄청나게 많은 인파가 몰려들어 해마다 인산인해를 이룬다던 대로다.
불꽃축제 관람객이 백 만도 넘는다니 극심한 교통혼잡 상태일 것이야 불 보듯 뻔한 일.
인파에 치이며 광안리해수욕장 바로 눈앞에서 구경하는 불꽃축제도 좋겠지만 그 못지않은 관람 명소가 동백섬, 이기대, 황령산도 불꽃쇼 포인트다.
또는 동백섬, 수영 마린시티의 마천루, 경성대 캠퍼스 옥상 및 천마산 황령산 장산도 불꽃놀이 조망 장소로 손꼽힌다.
어차피 불꽃놀이 사진 찍어봐도 생각같이 나오지 않아 아예 멀찌감치 비켜서기로 하고 광복동 롯데백화점으로 향했다.
불꽃놀이 먼 빛으로 감상하며 부산 야경도 겸해서
즐길 심산에서다.
부산 야경을 즐기려면 야간 크루즈 유람선을 타거나 용두산공원 부산타워를 찾는 외에 롯데백화점도 명소로 널리 소문났다.
그밖에 지대가 높은 감천마을이며 초량동이나 영주동 산복 도로와 영도 신선동 등의 전망 역시
놀랍도록 휘황찬란한 부산야경을 보여준다.
이날 찾은 롯데백화점 옥상에서는 영도대교 인근에 어룽거리는 온갖 불빛과 부산타워 조명에 취해있다가 왔지 싶다. 2019
<부산항 야경 외 광안대교 불꽃놀이 사진은 부산불꽃축제 조직위원회 홍보사진임>
지난해 아들이 광안대교 상공에서 펼쳐진 드론라이트쇼 동영상을 보내왔다.
여의주를 문 청룡을 보자 탄성으로 벌어진 입이 한동안 다물어지질 않았다.
와우! 놀라울 정도가 아니라 경이 그 자체였다.
대한민국 만만세, 높이높이 비상하기를!!!
https://www.youtube.com/live/V_HRTlRvpNc?si=4GEHrzTSsz3Cy7L7
<부산항 야경 외의 광안대교 불꽃놀이 사진은 부산불꽃축제 조직위원회 홍보사진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