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자욱한 동화마을

by 무량화

오월 연휴 때였다.


고향 친구들이 내려왔다.


축제의 달 오월, 그러나 방문기간 내내 일기예보는 구름과 비로 일관됐다.


기상상태에 맞춰 주로 숲길을 걷기로 했다.


사려니숲과 비자림을 찾는 길에 근처에 있는 동화마을도 들렀다.


친구 딸내미가 꼭 가보라고 권해서였다.


전국에서 규모가 젤로 큰 스타벅스와 파리바케트가 있으니 비도 피할 겸 시간 보내기 좋다고도 했다.


진작에 소문은 들었으나 천연 그대로의 숲을 선호하는 나로선 일부러 조형된 공원은 별로라서 비자림 근처이지만 가본 적은 없었다.


연휴 때라서 인지 동화마을은 가족단위 방문객들로 붐볐다.


농어촌관광휴양단지의 테마공원인 이곳.


제주의 문화와 유물, 자연이 점점 사라져 가는 세태가 안타까워 이 공원을 조성하게 됐다고 한다.


감각적으로 구성된 약 3만 평 규모의 공원 내에는 근사하게 다듬어진 수백 년 수령의 팽나무, 조록나무가 안개 더불어 격조를 더해줬다.


꽃과 수목, 폭포와 연못, 괴석과 석탑, 수형 근사한 정자나무 등으로 공원은 조화로이 잘 꾸며져 있었다.


사계절 내내 꽃(花)을 주제로 한 감성적인 풍광을 보여준다는 이 공원.


우리가 간 오월에는 샤스타데이지. 유월에는 수국, 가을엔 글라스정원, 겨울은 동백꽃길이 인기 명소로 꼽힌다고.


제주동화마을은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감상하며 쇼핑까지 가능한 복합형 관광지다.


한마디로 돈을 발라놓은 듯 빈틈없이 조경 잘 가꾼 고품격 타운이었다.


연중무휴로 개방되는데 입장료는 없으며, 체험 프로그램에 한해 별도의 비용이 드는 정도.


아직 수국꽃은 몽아리 좁쌀만 했지만 너르게 단지 이뤄 제철이 되면 볼만하지 싶었다.


토종 수국 5천여 본을 비롯한 신품종 개량 수국을 네덜란드에서 직수입해 가꿔놓아 여러 종의 수국꽃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는 곳.


푸른 오름들 사이에 자리한 이곳은 수국이 피기 시작하는 6월이면 더 성황을 이루겠고.


물론 서귀포 전역 어딜 가도 흔히 만날 수 있는 수국이긴 하다만.


는개가 어느덧 빗줄기로 변해 우리는 스타벅스로 들어가 비를 피했다.


날씨가 서늘해 친구들은 카페 라테, 난 말차 라테를 주문하며 베이커리도 셋 골랐다.


자릿값이라 해도 9천 원이 넘는 말차라테와 8천 원 가까운 베이커리 한 쪼가리 정말이지 오지게, 겁나게 비쌌다.


그나저나 아차! 작년에 고생하고도 깜박하고 시킨 라테 한잔에 밤새 때롱때롱한 정신.


결국 카페인 땜에 밤을 꼴딱 새웠다.


후유증은 며칠 갔다.


아직도 컨디션이 시원치 않다.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비자림로 1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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