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일곱 개 폭포 섭렵ㅡ중

천제연 삼단폭포

by 무량화


엉또폭포에서 내려오는 길에 현주씨가 한마디 했다.

지나가는 말처럼 "천제연 제1폭포도 강수량이 많으면 물이 쏟아진대요" 그랬다.

오, 그렇다면 이번엔 천제연으로 갑시다.

0.1초도 지체하지 않고 내가 말을 받았다.

상류가 맨송맨송한 건천이라 늘 물이 마른 폭포려니 했는데 처음 듣게 된 정보였다.

우리는 의기투합 천제연으로 달렸다.

제1폭포로 내려갔다.

세상에나, 와우!

엉또가 보여주지 않은 웅장한 폭포의 진면목을 천제연은 유감없이 펼쳐 보였다.

실낱같은 물줄기 하나도 내려오지 않던 평소의 천제연 제1폭포였다.


반듯반듯 미끈한 주상절리대 각목 세우듯 절벽 에워싼 벼랑은 간데없고 물길 우렁차다.

소리도 요란스러이 마구 함성 지르면서 곤두박질치듯 물줄기 뭉텅뭉텅 쏟아져 내렸다.

드럼통으로 미친 듯이 쏟아붓는 제1폭포, 엄청났다.

대단한 위세였다.

압도해 오는 위용, 장관이었다.


계곡을 뒤흔들며 치달리는 물소리에 심장이 덩달아 북소리를 냈다.

그간 서너 번이나 들릴 적마다 수량 대단치 않았는데 이번엔 대형 댐 수문을 열어젖힌 듯 콸콸 내닫는 계류.

주변은 흩날리는 물보라로 온통 희뿌옇고 연둣빛 연연한 나뭇잎들은 미친 듯 몸을 떨어댔다.

모범생처럼 단정하게 내리던 제2폭포는 수량이 늘어난 만치 풍만한 나신 소담스럽기 그지없었다.


그래도 부끄러움은 알아 한 겹 레이스 휘감아 전신 숨긴 채 세찬 물소리로 펄펄 끓는 열정 식혔다.

보얀 물보라로 하얀 나신 가린 제2폭포.


애꿎은 신록의 숲만 온 데로 퍼져나가는 물안개로 자취 흐려지곤 했다.


제3폭포는 경사가 급해 오르내리기가 여간 상그러운 게 아니다.

청년들도 기나긴 계단 올라오면서 애고~ 휴우! 힘들다며 숨을 몰아쉰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막내를 모른 척 외면하고 그냥 갈 순 없잖은가.

조심스러운 빗길 미끄러질세라, 난간을 잡으면서 살살 내려갔다.

여기도 요란한 물소리에 하얀 물보라 시폰 자락처럼 주변에 드리워 놨다.

귀엽기조차 하던 제3폭포는 그만 과체중 비만아가 되었다.

짧은 폭의 낙하, 그럼에도 서로 밀치면서 급하게 뛰어내려 폭포소리 굉장히 우렁차다.

찰떡 방아라도 찧어대는 듯 연거푸 방아질 차지게 해대며 쏟아내는 굉음에 귀청 먹먹해졌다.

이제 폭포수는 힘찬 계류되어 별내린 전망대를 거쳐 얼마 후 바다에 이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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