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 생태숲의 오월은 싱그러웠다.
군락 이룬 양치류는 새로 돋은 연한 잎새 너울너울 춤을 추었다.
물빛 산수국 피어났으며 소담스러운 수국꽃도 벙글기 시작했다.
발길 닿는 곳마다 분홍병꽃이 생태숲을 환하게 밝혀줬다.
오월 숲 향기로이 적시는 인동꽃 덩굴은 한껏 흐드러졌다.
숫모르 길은 절물휴양림이며 노루생태원까지 이어지나 편백숲길까지만 걷기로 했다.
널찍하니 평평하게 난 생태숲길에서 숫모르숲길로 접어들자 금방 울퉁불퉁 굴곡진 산길이 되었다.
비정형의 자유분방한 숲길 따라 한참을 오르내렸다.
작은 계곡도 만나고 다리도 건너고 언덕 휘돌아 제법 숨찬 나무 계단도 올라갔다.
지난해 한번 걸었던 길인데 영 낯설었다.
휘휘할 정도로 호젓한 숲, 그러나 호이히 해맑은 휘파람새와 올 들어 처음 뻐꾹새 소리도 들었다.
향방도 알 수 없는 깊은 숲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다소 애연한 율조의 뻐꾸기 소리.
생각보다 한참 많이 걸은 뒤에야 나타난 편백숲이라 상당히 반가웠다.
땀도 들일 겸 평상에 앉아 쉬면서 우유와 쿠키를 꺼냈다.
아직도 우유와 친해지지 않은 친구라 그녀는 생수만 들이켰다.
도대체 아무리 봐도 편백이나 삼나무 생김새가 흡사한데 뭘로 구분하느냐고 묻는 친구.
잎새 모양이 다르기도 하지만 외형인 나무 몸통에 이끼가 끼면 삼나무, 줄기 깨끗하면 편백이라고 숲해설사가 알려주더라 했다.
그러네, 편백은 진짜 나무줄기에 전혀 이끼가 안 꼈구나, 라며 친구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디서나 돌아오는 길은 짧게 느껴져 금세다.
계단길도 단숨에 오르내린다.
갈 때는 모퉁이 돌적마다 하마나, 여기만 지나면 끝인가 친구는 기대와 실망 번갈아 했다는데.
뻐근하던 다리도 다 풀렸다.
아직 해가 남아있기에 느긋이 생태숲 마스코트인 연리목 앞에서 친구 사진도 찍어주고 암석원도 둘러보았다.
이곳 연리목은 서로 수종이 다른 때죽나무와 고로쇠나무가 하나로 얽히고설킨 희귀수다.
또 한 곳은 두 나뭇가지가 사이좋게 얽혀 어깨동무를 한 듯 보이는 연리지도 있다.
친구는 호오~감탄사를 발했다.
어느새 출구가 가까워졌다.
광장에 둥글게 서있는 나무들 사이로 노을빛 불그레 어려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