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관! 웅장한 엉또폭포

by 무량화


장마전선이 한반도로 북상한다는 뉴스가 들렸다.

일기예보와 달리 비는 감질나게 슬쩍 흙을 적시다 말곤 했다.

하늘은 줄창 찌뿌둥했으나 습도만 올라가 후덥지근한 날씨였다.

어제는 어쩐 일로 말갛게 갠 하늘이었는데 오후부터 비구름이 빠르게 몰려들었다.

밤새 장맛비 거칠게 흩뿌렸다.

오전 내내 빗발 위세는 더 호기로워졌다.

천둥번개까지 간간 으름장을 놓았다.

오늘이야말로 기다리고 또 기다린 엉또폭포와의 첫 상봉이 이루어지겠군.

비로소 우리의 만남이 성사되는 날, 설렘 속에 빵빵한 기대감을 갖고 엉또폭포로 향했다.



평소엔 장대한 암벽만 보이며 서있다가 한라산에 많은 비가 오면 폭포 물이 엄청나게 쏟아져 내린다는 엉또폭포.


실제, 서귀포 시내에 폭우 제법 내린 다음이라 실낱같은 물줄기라도 기대하고 가봤으나 절벽엔 물기 흔적조차 없었다.


복불복이 아니라 산간에 70mm 이상의 강수량이 있을 때나 폭포의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는 말대로였다.


허탕치고 돌아오며 아쉬운 심사 달래려고 엉또산장에 들렀다.


산장 휴게실에서 서비스하는 폭포 영상을 볼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동영상을 되풀이 감상하며 이번 장마철엔 꼭 그 웅장한 위세 접해보리라 작정했더랬다.


기상 장대한 기암절벽에 푸르른 상록 원시림만으로도 절경 이룬 이곳.


여기다 50m 높이의 폭포수까지 힘차게 쏟아진다면 대단한 장관일 터.


중산간도로 1136번을 타고 달리다가 강창학경기장을 지나자마자 오른쪽 중식당 앞으로 난 도로로 꺾어 들었다.


엉또폭포 들어가는 길 초입부터 이미 차들이 길게 진을 치고 있었다.


차량 진입은 큰 도로 초입부터 경찰이 통제 중.


교통경찰이 곳곳에 배치돼 있었고 KBS 중계차량도 자동차 기나긴 줄에 끼어 있기에 차를 내려 걷기 시작했다.

흥분감 지그시 눌렀으나 저만치 폭포의 풍만한 나신이 건너다 보이자 발걸음 나는 듯 빨라졌다.

축복이듯 하늘 푸르게 개였고 악근천을 내닫는 물소리는 록 음악처럼 요란스러웠다.

처음 엉또폭포를 찾았던 아침, 인적 거의 없어 적막하다 못해 휘휘했는데 지금은 길 비좁게 인파가 몰렸다.

폭포의 위용이 눈앞에 펼쳐지자 거의 강력한 자력에 빨려 들듯 데크길 스윽 지나 날다람쥐처럼 주르륵 계단 올랐다.



수직으로 낙하하는 거대한 폭포 앞에 섰다.


과연 대단했다.


말을 잊고 그냥 입 벌린 채 멍하니 바라만 봤다.


현재 시각 엉또폭포 대장관, 위용 정녕 놀라웠다.


폭포수 굉음 우렁찼으며 물안개 비말되어 몰려와 피부가 찹찹해졌다.


이과수 보고 나서 나이아가라를 보면 초라하게 느껴진다고 하나 저마다 지닌 특색 있어 섣불리 우열 가릴 일은 아니다.


평상시엔 전혀 모습 드러내지 않다가 폭우 내린 이튿날 잠시 신기루처럼 나타나는 폭포라니 놀랍지 않은가.


파도 밀려오듯 계속 밀려드는 인파, 그쯤에서 전망대 자리를 내주고 엉또산장으로 넘어왔다.


도로에는 들어오는 차와 나가는 차가 얽혀 북새통을 이뤘다.


돌아오면서 보니 중산간도로변까지 차들이 주차돼 있었다.


교통경찰은 두 팔 쳐들고 경찰봉으로 X자 만들어 모든 차량의 '엉또로' 진입금지를 알리고 있었다.


엄청난 양의 폭포수 쏟아내는 엉또폭포라 새벽부터 진종일 만원사례 외치며 모처럼 경찰도 만족스럽고도 행복한 사인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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