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레카! 터졌다, 엉또폭포

by 무량화


유레카!

왕창 터졌다, 물줄기 엄청난 엉또폭포수!

지난해, 수국 푸르게 피던 철이었다.

비만 왔다 하면 하마나 하면서 달려갔지만 허사였다.

세 번씩이나 그렇게 바람 맞히더니 올핸 4월 초임에도 우레같이 고함치며 웅장히 쏟아지는 엉또폭포.

아니 벌써 웬일로?

평상시엔 물줄기는커녕 물기 흔적조차 없는 밋밋하고 맹숭한 벼랑이다.

장마나 태풍이 지나간다 해도 강우량 웬만해서는 꿈쩍도 안 하는 절벽이라 봄비 정도에 설마? 했는데.

월산교 다리를 건너면서부터 예견하긴 했다.

강폭 좁다 하며 기운차게 달음질치는 거센 물길을 보고 엉또폭포가 장관이겠구나 싶었다.

그때부터다

인디언의 북소리가 아주 가까이서 들렸다.

둥둥둥!

북 치는 소리는 가슴에서 났다.

심장 박동이 쿵쾅거리자 어느새 발걸음 날듯이 빨라졌다.

간밤에 호우경보가 겁박하듯 울리더니 아니나 다를까 한라산에 엄청 많은 비가 쏟아진 모양.

SNS가 순식간에 물어 나른 엉또 뉴스로 좁다란 도로는 이미 차들로 뒤엉켜 있었다.

교통경찰관 나와있으나 마나, 서로 차머리를 들이밀어가며 앞서보려 기웃거렸다.



십여 분 거리도 금방, 엉또폭포 나신이 저만치 보였다.

옆을 따르는 계류 콸콸거리며 격렬하게 내달렸다.

우산을 들고 왔는데 구름 벗겨지고 날이 들자 산들바람 살랑거렸다.

밀감 농원을 둘러싼 숲에서 꺽꺽, 목쉰 소리를 내는 꿩 기척이 들려왔다.

꾸역꾸역 몰려드는 인파, 다들 발길이 급하긴 마찬가지.

데크를 지나 층계 앞에 이르자 엉또폭포 풍만한 자태가 육박하듯 다가섰다.

벼랑 언저리에는 운무 어리듯 피어오르는 물안개.


판타지 영상이듯 몽환적이었다.

발치까지 흘러내린 실크 가운 같은 물보라 보얗게 퍼지고 있었다.


히말라야 오지의 안개 낀 계곡에 위치한 신비로운 샹그릴라, 거기 감도는 운무가 그러할까.

전망대 올라 폭포 목전에서 마주하면 다들 유구무언, 감탄사조차 잦아들고 만다.

인증샷은 저마다 필수다.

사진을 찍고는 줄지어 선, 다음 차례를 위해 오래 뭉개지 않고 자리를 비켜준다.

엉또산장을 거쳐 큰길로 내려오는 동안에도 시종 물소리는 따라왔다.

마릴린 먼로가 주연한 <돌아오지 않는 강> 영화 속 격류 져 치달리던 강물 소리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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